[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1999년 대지진땐 軍투입해 재건
쿠르드족 다수 거주… 軍투입 꺼려
최악의 대지진을 겪은 튀르키예(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1년 안에 재건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지진 전문가들은 “최소 수년은 걸릴 것”이라며 다른 관측을 내놓고 있다.
1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동남부 디야르바키르를 찾아 “남부 전역에 걸쳐 거주가 불가능해진 수십만 동의 건물을 재건할 계획을 세웠다. 몇 주 안에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재건에 난항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만7000여 명이 숨진 1999년 대지진 때는 대규모 군 병력이 투입돼 비교적 단기간에 재건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지진이 강타한 튀르키예 남부는 쿠르드족이 다수 거주하는 지역이어서 주민들이 쿠르드족을 탄압했던 튀르키예군의 지원을 꺼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999년 대지진 이후 건물 내진 규제가 대폭 강화됐지만 정치권에서 준법 의무를 덜어주는 ‘면제권’을 남발해 인명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도 있다. 1999년 지진 당시 세계은행의 튀르키예 담당 이사였던 경제학자 아제이 치버는 CNN에 “건설사들이 정당에 자금을 대면서 정치인들이 면제권을 줄 것이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11일 튀르키예 법무부는 지진 붕괴 건물의 건설업자 100여 명을 부실공사 혐의로 체포했지만 분노 여론을 달래려는 일시적인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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