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시리아 정부 설득해 통로 열었더니
이번엔 반군이 “정부 선전용” 막아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강진으로 시리아 내 사망자 수가 최소 1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지만 피해 지역은 ‘구호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 한때 시리아 정부가 반군 점령 지역으로 국제사회의 구호물품이 전달되는 통로를 막았다면 이번에는 반군 내 강경파가 정부의 구호물품을 거부하고 나섰다. 2011년부터 12년 넘게 지속돼 온 시리아 내전이 생사에 기로에 선 사람들을 더욱 위태롭게 하고 있는 것이다.
시리아 국경과 인접한 튀르키예에서 지진이 발생하면서 시리아 반군이 점령하고 있는 북서부 지역은 직격탄을 맞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2일(현지 시간) “이번 지진으로 인한 시리아 사망자가 9300명(정부 통제 지역 4800명, 반군 장악 지역 4500명)에 이르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앞서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이 발표한 사망자 수 4574명의 배를 넘는 수치다. 특히 사망자의 거의 절반은 반군 지역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유엔의 인도주의·긴급구호 대변인은 시리아 반군 내 최대 파벌이자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의 후신으로 알려진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의 ‘승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구호품 수송이 보류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시리아 정부는 10일 반군 장악 지역에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구호품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HTS 소식통은 “시리아 정부가 우리를 돕고 있다고 선전하는 것을 절대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반군이 장악한 피해 지역에서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통로는 현재 시리아 북서부와 튀르키예 국경 사이 ‘바브알하와’ 한 곳뿐이다. 이곳도 지진 직후 도로가 파괴돼 봉쇄됐다가 겨우 복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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