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지진 피해 복구 원조를 위해 튀르키예에서 시리아로 향하는 국경 인근 두 지점 통과를 승인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CNN, 가디언 등 외신을 종합하면 유엔은 “알아사드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인도적 지원을 적절한 시기에 제공할 수 있도록 튀르키예에서 시리아 북서부로 이어지는 바브 알살람과 알라이 교차 지점을 3개월 동안 개방하겠다는 결정을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교차 지점을 개방하면 더 많은 원조가 더 빨리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 “(교차 지점 개방은) 인도주의적 접근을 촉진하고, 비자 승인을 가속하며, (물류) 허브 사이 이동을 쉽게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3일 오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비공개회의를 마치고 알아사드 대통령 생각이 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진 대응 중심축이 구조에서 회복으로 변화하면서 구호물자의 조달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구호 담당 사무차장은 13일 시리아 알레포에 방문해 현장 참상을 보고 “구조의 끝이 다가오고 있다”며 대피소, 음식, 교육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알아사드 정부의 추가 경로 승인으로 알아사드 대통령 정부와 반군 세력 사이 12년 동안 내전으로 접근이 어려웠던 시리아 북서부 반군장악 지역으로 원조 물자를 조달하는 데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이번 결정 전까지 시리아 반군이 장악한 시리아 이들리브 지역에 육로로 진입하는 방법은 바브 알하와 국경 통과뿐이었다.
지난 9일부터 시작된 유엔 원조 물자 조달은 바브 알하와를 통해야만 튀르키예에서 시리아로 긴급 구호 차량이 도달할 수 있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유엔 구호물자를 실은 트럭 모두 58대가 이 지점을 통해 시리아 북서부 지역으로 들어갔다.
과거에도 반군 장악지역에 다른 인도주의적 지원 경로를 물색하던 노력은 있었지만, 러시아와 중국의 거부권 행사로 수포로 돌아갔다. 러시아와 중국은 시리아 정부의 주권 훼손을 이유로 들어 이를 반대했다. 알아사드 대통령 정권 동의 없이 반군과 접촉할 수 있는 새로운 경로를 승인하면 시리아 주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지난 9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시리아인은 악몽 중에서도 가장 큰 악몽에 직면했다. 이번 지진은 시리아 북서부에서 인도주의 위기가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발생했다”며 “(인도주의 지원) 필요성은 내전이 시작된 이래로 최고 수준”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시리아 서북부 반군 장악지역 환경은 이미 열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 지진 발생 전부터 410만 명에 달하는 인구가 국제 구호품에 의지하고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13일 그리피스 사무차장을 만나 시리아 북서부 반군 장악지역 원조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인프라 재건을 위해 국제사회가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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