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대 여성 청소년의 30%가 자살을 심각하게 고려할 정도로 우울증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거치며 우울증이 심해졌고, 성폭력 등의 범죄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2021년 미국 고등학생 1만7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3일(현지 시간) 공개한 ‘청소년 위험 행동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여고생 응답자의 57%가 ‘지난 1년 동안 최소 2주 이상 매일 슬프거나 희망이 없다고 느꼈다’고 답했다. 이는 10년 전인 2011년 조사(36%)보다 21%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동일한 증상을 호소한 남고생도 같은 기간 21%에서 29%로 늘었다.
특히 여고생의 경우 3명 중 1명인 30%가 “지난 1년 동안 자살 시도를 심각하게 고려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자살 계획을 세운 경우도 2011년 15%에서 2021년에는 24%까지 늘어났다. 실제 자살을 시도한 여고생은 13%, 남고생은 7%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여고생이 남고생보다 더 큰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 이유에 대해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여학생들이 남학생보다 폭력과 차별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CDC 조사에 따르면 여고생 중 18%가 성폭력을 겪었고, 14%가 강간 피해를 봤다. CDC의 청소년 및 학교 보건 부서 책임자인 캐슬린 에티에는 “성폭력의 증가가 우울증 급증에 확실한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코로나19는 우울증, 불안, 자살에 대한 생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청소년들에게 큰 타격을 입혔다. 여기에 진로 문제, 외모에 대한 높은 기준, 소셜미디어의 영향 등이 겹치며 여고생이 불안과 우울을 더 많이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CDC는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학교가 생명줄이 될 수 있다”며 “학교와 연결돼 있다고 느끼는 학생일수록 더 나은 정신 건강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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