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처럼 가능성-위험 다 지녀
자동차 에어백 안전규제 만들듯
문제 발생 전 발빠른 대응 해야”
챗GPT 개발사인 오픈AI 공동 창업 멤버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인공지능(AI)은 문명의 미래에 가장 큰 위험 중 하나”라며 자동차 안전벨트나 에어백처럼 AI에도 ‘안전 규제’를 도입해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15일(현지 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정부정상회의(WGS)에 화상으로 참석해 10년 후 기술의 미래에 대한 질문을 받자 “좀 더 가까운 시기로 보면 AI야말로 우리가 매우 우려해야 할 만한 기술로, 안전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우선 챗GPT가 AI에 대한 대중의 접근성을 높이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AI는 계속 발전돼 왔지만 사용자가 직접 쓸 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없었다. 챗GPT는 사람들에게 AI가 얼마나 진화할 수 있는지 보여줬다”고 했다.
하지만 원자력이 전력 생산과 핵폭탄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듯 AI 역시 무한한 가능성과 함께 위험성이 내재돼 있다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자동차, 항공기, 의약품처럼 위험이 잠재된 기술을 생각해 보라. 우리는 각각에 대한 규제당국이 있고 공공 안전에 위협이 되는지 감독하고 있다”며 “AI는 자동차 항공기 의약품보다도 위험한 기술이어서 규제가 정말로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문제가 생긴 뒤 대응하기엔 너무 늦다며 발 빠른 규제 감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머스크는 “자동차도 사건 사고가 발생하자 안전벨트 착용, 에어백 설치 등 점점 안전 규제가 늘었다”며 “정부는 일반적으로 문제가 발생한 뒤에 대응하기 때문에 속도가 느려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규제로 혁신 속도가 늦어진다면 그 역시 좋은 일”이라고 했다.
머스크는 2015년 벤처 투자자 샘 올트먼 등과 함께 오픈AI를 설립했다가 2018년 테슬라와의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다며 지분을 정리했다. 머스크는 “(AI 기술을 이끄는) 구글이 AI 안전성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것이 걱정스러워 오픈AI를 설립했다”며 “개방적인 비영리 AI 연구 단체를 표방했는데 지금은 폐쇄적이고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100억 달러(12조9000억 원)를 투자받고 MS와도 협업하고 있다.
앞서 ‘인터넷의 아버지’로 불리는 빈트 서프 구글의 수석 인터넷전도사, 미라 무라티 오픈AI 최고기술책임자(CTO)도 챗GPT 돌풍을 계기로 AI 규제 논의를 하루빨리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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