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물가 둔화 속도가 시장 기대보다 느려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 인사들이 매파적 발언을 내놓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플로리다주 사라소타에서 연설을 통해 2월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에서 “0.5%포인트 금리 인상 속도를 유지할 설득력 있는 경제적 사례를 봤다”라고 밝혔다.
이어 “기준금리가 5%를 넘어야 할 것이라는 내 전망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준은 지난 1일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50∼4.75%로 0.25%포인트 인상하는 것을 만장일치로 승인한 바 있다. 올해 메스터 총재는 투표권이 없다.
그는 다음달 21~22일 열리는 연준의 다음 회의에서 적절한 금리 인상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은 이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향후 회의에서 필요시 금리 인상폭이 0.25%포인트를 넘어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같은 날 지난 회의에서 자신은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지지했을 것이며 가능한 한 빨리 금리를 5.5%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불러드 총재도 올해 투표권이 없다.
그는 기자들에게 “그 수준으로 가는 것을 늦추는 것은 큰 장점이 없다”며 “내 전반적인 판단은 인플레이션과 장기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지난 8차례의 회의에서 금리를 4.5%포인트 올렸다. 이는 1980년대 초반 이후 최대폭이다.
이들의 발언은 미국의 물가 상승률 하락세가 둔해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미 노동부는 지난 13일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6.4%로 전달 상승률인 6.5%에서 소폭 하락했다고 밝혔다. 7개월 연속 둔화세를 기록한 수치지만 상승률은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 1월 생산자물가(PPI)는 전년 동월 대비 6.0% 상승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5.4%를 상회하는 수치다. 하락세를 보였던 전월 대비 상승률도 0.7% 상승 전환했다. 시장 전망치(0.4%)를 넘어선 것으로 지난해 6월 이후 최대치 기록한 것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PPI도 전월 대비 0.5%, 전년 동월 대비 5.4% 상승하면서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물가상승률 하락 속도가 예상보다 더딘 것으로 나타나면서 연준의 통화 긴축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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