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인구 1%가 한국계…두 나라는 태생적인 파트너”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17일 1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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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임기 마친 필립 터너 주한 뉴질랜드 대사 인터뷰

15일 오후 서울 중구 뉴질랜드 대사관에서 필립 터너 대사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안철민기자 acm08@donga.com
15일 서울 종로구 주한 뉴질랜드 대사관에서 만난 필립 터너 주한 뉴질랜드 대사(63·사진)는 2018년 12월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의 뉴질랜드 방문을 “대사로서 가장 영광의 순간”으로 꼽았다. 지난해 한국 뉴질랜드 양국은 수교 60주년을 맞이했다. 현재 뉴질랜드에는 약 3만5000명의 코이(Kowi ·한국계 뉴질랜드인)이 거주하고 있다. 이는 인구의 약 1%로, 아시아계로는 3번째 많은 수준이다.

이날 임기 마지막 인터뷰를 앞두고 터너 대사는 “사찰 음식이 보여준 소박하고 간결한 전통 한식(韓食)의 매력을 두고두고 기억할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17일 그는 5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간다.

-지난해 한-뉴질랜드 양국은 수교 60주년을 맞이했다. 향후 60년 간 양국의 관계를 한 단어로 설명한다면.

“사람(people). 사람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뉴질랜드에는 이미 3만5000명의 코이(Kowi·한국계 뉴질랜드인)이가 살고 있다. 이들은 이미 뉴질랜드 사회에서 다방면으로 활동 중이다. 뉴질랜드에서는 2008년부터 한국 태생의 의원(멜리사 리)이 배출돼 현재까지 5선 의원으로 활동 중이다. 세계적 골퍼인 리디아 고도 있다. 양국의 언어와 문화를 모두 이해하는 이들이 늘어날수록 한국과 뉴질랜드 간 교류과 활발해질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그동안 많은 교류가 중단됐다.

“(고개를 저으며) 정말 아쉬운 일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뉴질랜드에 한국 유학생만 약 7000명이었다. 지난해부터 학생 비자가 정상화됐으나 아직 그 수가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고 있다. 오는 5월 18일부터 워킹 홀리데이 신청도 시작될 예정이다. 연간 3000명 신청이 가능하다. 뉴질랜드 역시 (워킹 홀리데이) 중단으로 여러 분야에서 인력난을 겪였다. 하루빨리 한국 청년들이 뉴질랜드로 다시 돌아오길 희망한다”

-최근 양국의 무역 교역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앞으로 주목할 무역 분야가 있다면

“2015년 한-뉴질랜드 자유무역협정(FTA) 이후 양국의 무역 교역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양국 교역량은 65억 달러(8조1250억 원)로 전년 대비 무려 46% 성장했다. 앞으로 새로운 개척지가 있다면 ‘에너지’와 ‘문화’ 분야라고 생각한다. 특히 영화 분야에서 양국 청년들이 활발하게 ‘창의성’을 교류하길 기대한다”

-구체적 계획이 있는지.

“뉴질랜드는 영화 그래픽 산업을 선도하는 국가 중 하나다. 최근 개봉한 ‘아바타: 물의 길’의 특수효과를 담당한 ‘웨타워크숍(Weta Workshop)’도 수도 웰링턴에 있다. 회사 공동창업자인 리처드 테일러가 특히 한국 청년들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한국의 몇몇 도시와 협력을 진행하기도 했는데 아쉽게도 지금은 중단됐다. 코로나19가 완화된 만큼 앞으로 이런 문화적 교류도 재개되지 않을까 한다”

-5년간의 임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부임 첫 해인 2018년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가 뉴질랜드를 방문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무려 9년 만의 국빈 방문이었다. 2019년에는 울산에서 뉴질랜드 해군함정 ‘아오테아로아(Aotearoa)’의 명명식이 있었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했는데, 이 함정에 펫시 레디 당시 뉴질랜드 총독이 올랐었다. 코로나19로 저신다 아던 전 총리가 방한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 올 5월 한국에서 열릴 ‘제1차 한-태평양도서국 정상회의’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초청을 받은 크리스 힙킨스 뉴질랜드 총리가 현재 방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독자들에게 할 말이 있다면

“한국과 뉴질랜드는 태생적인(natural) 파트너라고 생각한다. 민주주의, 자유, 시장주의 등 등 핵심적인 공동 이익을 공유하고 있다. 특히 갈수록 국제 정세의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가치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도 양국이 합심해 이러한 가치 수호에 앞장서야 한다”

한편 터너 대사는 1986년부터 뉴질랜드 외교부에서 13년간 외교관으로 근무했다. 이후 뉴질랜드의 세계적 낙농 기업 ‘폰테라’로 옮겨 낙농개발 등 다양한 업무에 임했다. 2018년 다시 외교부로 돌아와 주한 뉴질랜드 대사로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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