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벌어진 미국 미시간주립대 총기 난사 사건 애도문을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로 작성한 미 밴더빌트대 측이 거센 비판에 공식 사과했다.
18일(현지 시간) 미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남부 테네시주 밴더빌트대 피바디 단과대학 사무국은 미시간주립대 총기 난사 사건 피해자에 대한 애도의 뜻을 밝히는 글을 학생들에게 이메일로 보냈다. 13일 발생한 미시간주립대 무차별 총격 사건으로 이 학교 학생 3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범인은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밴더빌트대 피바디 단과대 애도문은 “희생된 이들을 기리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우리 캠퍼스도 안전하고 포용적인 환경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평범하게 시작한다. 문제는 이메일 말미에 ‘오픈AI 챗GPT에서 인용됨’이라는 문구가 달려 있었던 것. 피바디 단과대 사무국이 챗GPT를 통해 이 글을 작성한 사실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이메일을 받은 학생들은 대학 측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학생 마사 체슨은 “학교가 비극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공감하지 못한 것 같아 실망했다”며 “공동체를 위해 이메일을 보냈다기보다는 어쩔 수 없는 의무감에 보낸 것 같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이 대학 졸업생 레이스 케이엇은 학교 신문에 “공동체와 포용성을 강조하는 내용을 전달하는 것조차 컴퓨터에 맡기는 것은 뒤틀린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대학 측은 “AI 기술을 잘못된 곳에 사용했다”고 사과했다. 니콜 조지프 부학장은 “메일에서 시사한 포용성의 메시지를 믿지만, 슬픔의 시기에 챗GPT로 소통하려 한 것은 학교가 추구하는 가치와 배치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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