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강진으로 숨진 가나 국가대표 출신 축구선수 크리스티안 아츠의 시신이 고국으로 돌아갔다.
BBC 등에 따르면, 아츠의 시신은 튀르키예 여객기 편으로 19일 오후 7시 40분경(현지 시각) 가나 코토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유족들을 비롯해 마하무두 바우미아 가나 부통령과 정부 고위 인사들, 가나축구협회 관계자들이 공항에서 아츠의 시신을 맞이했다. 많은 시민들도 공항으로 모여들어 슬퍼했다.
가나 정부는 아츠의 관을 국기로 감싸 옮긴 후 엄숙한 분위기에서 추모식을 거행했다. 언론들은 이 과정을 생중계했다.
바우미아 부통령은 “우리는 희망을 품고 매일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가 발견됐을 때 그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며 “이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손실이다. 축구선수로 많은 사랑을 받은 그가 그리울 것”이라고 애도했다.
아츠는 지난해 9월부터 튀르키예 프로축구 하타이스포르에서 뛰었다. 튀르키예 이적 전에는 유럽 빅리그에서 주로 뛰었다. 2012∼2019년 가나 국가대표로 A매치 65경기에서 9골을 기록한 그는 뉴캐슬(잉글랜드), 말라가(스페인), 포르투(포르투갈) 등에서 활약했다.
지난 2월 5일 홈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그는 다음 날 규모 7.8의 강진이 튀르키예 남동부를 덮치면서 실종됐다. 소속팀 연고지인 안타키아는 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남부 지역에 속해 있다.
실종 초기엔 아츠가 무사히 구조됐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으나 오보로 밝혀졌고, 결국 지난 18일 거주하던 안타키아의 12층짜리 고급 아파트 ‘르네상스 레지던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013년 완공된 해당 아파트는 ‘천국의 건물’ 로 불릴 만큼 고급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지진으로 무너지며 값싼 자재로 부실공사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아파트 단지 개발업자는 해외로 출국 하려다가 공항에서 경찰에 체포했다.
아츠는 한국 축구선수 기성용(34·서울)과도 인연이 있다. 기성용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뉴캐슬 유나이티드에서 아츠와 한솥밥을 먹으며 우정을 쌓았다.
기성용은 18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뉴캐슬에서 함께하던 시절 크리스티안은 언제나 성실했고 내게 늘 따뜻했던 참 좋은 친구였다”며 “지난달 연락한 게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는데 정말 마음이 아프다”고 애도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
- 좋아요
- 0개
-
- 슬퍼요
- 0개
-
- 화나요
- 0개
-
- 추천해요
- 개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