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발 긴축공포 또 부상…美 뉴욕증시 2% 안팎 급락·국채금리 급등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2일 07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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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권거래소 모습. 뉴욕=AP뉴시스
뉴욕 증권거래소 모습. 뉴욕=AP뉴시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발 고강도 긴축 우려 확산에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2% 안팎으로 급락했다. 두 달 여 만의 최악의 낙폭이다. 미 국채금리도 급격히 뛰어오르며 연준발 긴축 공포를 반영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700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2.06% 하락으로 3만3129.59에 거래를 마쳤다. 미 CNBC 방송에 따르면 이는 지난해 12월 15일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폭이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81.75포인트(2.0%) 낮은 3997.3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94.97포인트(2.50%) 내려간 1만1492.30에 장을 마쳤다. S&P 500 지수에 포함된 90% 가량 기업 주가가 모두 하락했다.

미국 휴일인 ‘대통령의 날’로 나흘 만에 개장한 이날 증시 급락은 미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 속에 연준발 금리 인상 공포가 시장을 억눌렀기 때문이다. 1월 전월 대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0.5%로 12월(0.1%)에 비해 높아졌고, 전월 대비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 역시 0.7%로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높았다. 생산자물가는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 격이라 시장의 인플레이션 불안감이 더 높아졌다.

미 경제가 고용, 생산, 소비 등 뜨거운 회복세를 보이는 점도 인플레이션 우려를 더하고 있다. 이날 S&P 글로벌이 발표한 2월 비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최근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50.5를 보였다. PMI가 50보다 크면 경기 확장을 의미한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고강도 긴축을 장기화할 여력이 커진 셈이다.

이에 따라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 투자자들은 연준이 6월까지 3회 연속 0.25%포인트를 올려 미 기준금리가 5.25~5.50% 이상이 될 가능성을 21일 밤 기준 73.8%로 보고 있다. 한 달 전만해도 3% 수준이었다. 연준 내 대표 매파인 제임스 블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등이 “다음달 0.5%포인트 인상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혀 3월 빅스텝(0.5%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20% 이상으로 올랐다.

이에 따라 연준 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이날 4.7% 이상 뛰어올랐고, 시장 벤치마크 금리인 10년 만기 금리는 3.95%까지 뛰었다. 이달 초 3.4%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3주 만에 0.5%포인트나 상승한 것이다. 제프리 로치 LPL 파이낸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통신에 “강한 고용과 탄력적인 소비자 수요는 연준이 여름까지 금리를 올리도록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뜨거운 미 경제와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으로 미 기준금리가 5%대 이상에서 장기화된다면 미 경제가 이를 버틸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미 경제의 ‘연착륙’이나 ‘무착륙’ 시나리오가 실현되려면 소비가 계속해서 뒷받침해줘야 한다. 하지만 이날 월마트는 연준의 긴축 장기화가 소비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올해 실적 둔화 가능성을 경고했다. 존 데이비드 레이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리는 경기침체로 기울어질지도 모르고 , 소비자들의 지출이 어떻게 변할지도 모르겠다. 앞날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경제 전망에 대해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통업체인 홈디포도 주택 경기 하강에 따르 주택자재 및 홈 인테리어 부문 소비 감소와 인건비 상승의 영향으로 수익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에릭 존스턴 칸토어 피츠제럴드 애널리스트는 “더 이상 미국이 연착륙 혹은 계속해서 성장하는 ‘무착륙’에 이를 것이란 견해해 동의할 수 없다”며 “현재 경제의 성과는 앞으로 6~12개월 후의 모습을 보여주는 지표가 아니다”라며 여전히 경기침체를 우려해야한다고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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