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달리는 지하철에 서핑하듯 매달려 가다가 사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주로 청소년들이 소셜미디어(SNS)에 올릴 영상을 찍기 위해 이 같은 객기를 부린다고 한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외부 승차’ 사고가 1년 만에 4배 이상 증가했다”며 “최근 두 건은 SNS가 불러일으키는 트렌드의 위험성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비극 가운데 하나는 지난 20일 오전 벌어졌다. 뉴욕 맨해튼에 사는 15세 소년 재커리 나자로가 윌리엄스버그 다리를 건너는 맨해튼행 J열차 지붕 위에서 소위 ‘지하철 서핑’(Subway Surfing)을 하다가 구조물에 머리를 부딪힌 후 아래로 떨어져 사망했다.
지난해 12월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15세 소년 케이본은 아침시간 맨해튼행 지하철 위로 올라갔다가 추락하면서 선로에 머리를 부딪혀 현장에서 사망했다. 퀸즈 출신의 15세 소년 존도 지난해 지하철 서핑을 하다 경찰 경고를 받고 하차했다고 고백했다.
이런 장난을 치는 청소년들은 바람을 느끼기 위해 주로 지하보다는 고가를 지나는 열차 노선을 선택한다고 당사자들이 설명했다.
‘외부 승차’ 사고(열차·자동차 포함)는 2021년 206건에서 2022년 928건으로 4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뉴욕 교통국은 집계했다. 이런 행동은 특히 뉴욕에서 두드러진다고 했다.
장난의 배경에는 소셜미디어가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10대들은 더 대담하고 눈길을 끄는 콘텐츠를 틱톡 등에 게시하기 위해 경쟁한다는 설명이다.
덴버대 한 심리학과 교수는 “조회수와 ‘좋아요’를 올리기 위해 점점 더 ‘미친짓’을 해야 한다. 친구들에게 명성을 얻으려면 서로가 앞서서 위험한 곳에 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문제에 관해 언론이 틱톡 측에 입장을 요청한 후 여러 지하철 서핑 영상이 삭제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틱톡 측 대변인은 “이용자 안전은 틱톡의 최우선 과제”라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행위를 조장 또는 미화하는 콘텐츠는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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