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기 시대 상류층, ‘뇌 수술’ 받았다…이스라엘서 관련 유골 발견

  • 뉴시스
  • 입력 2023년 2월 23일 18시 14분


약 3000년 전, 청동기 시대 의료진은 상류층 남성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뇌 수술’을 집도했다.

미국 CNN은 2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유적지에서 발견된 기원전 15세기의 두 유골에 대해 보도했다. 형제로 추정되는 유골 중 하나는 죽기 직전에 초기 형태의 두개골천공술(trephination)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두개골천공술은 두개골에 하나 또는 두 개 이상의 구멍을 뚫어 뇌 관련 질환을 치료하는 수술이다.

기원전 1550년에서 1450년 사이에 생존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형제 유해는 이스라엘 고대 유적지인 텔 메기도를 발굴하던 중 발견됐다. 고고학자들은 20세에서 40세 사이로 추정되는 ‘형’의 두개골에 30㎜ 크기의 ‘사각형 구멍’이 뚫려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고고학 연구팀을 이끌고 있는 브라운 대학 소속 레이철 칼리셔는 이번 발견이 두개골천공술이 청동기 시대에 꽤 ‘보편적인 수술’이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고대 근동 지역의 몇 안 되는 사료 중 하나라고 밝혔다.

형제가 발견된 무덤은 텔 메기도 궁전의 인접 지역에서 발견됐다. 연구팀은 함께 발굴된 도자기와 귀중품으로 미루어 형제가 ‘고위 엘리트’ 출신이거나 ‘왕족’일 것으로 추측했다. 형제의 골격은 일반적인 골격과 달리 ‘한센병’(나병) 징후를 보이고 있었다. ‘동생’은 10대에서 20대 초반에 세상을 떠났으며, ‘형’은 두개골천공술을 시술받은 이후 수일 이내에 사망했다.

연구팀은 당시 의료진이 ‘형’이 앓고 있던 한센병을 치료하기 위해 ‘주술적인 목적’으로 두개골천공술이 집도했을 것으로 추측했지만, 이스라엘 의료진이 어떤 구체적인 이유로 ‘형’에게 두개골천공술을 집도하는 것을 결정했는지, 머리에 난 구멍이 어째서 일반적인 ‘원형 구멍’이 아니라 ‘사각형’인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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