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당하면 60일뒤 비자 만료
가족들과 추방 위기 내몰려
세계 경기 침체로 인한 미국 빅테크 및 기술기업들의 감원 한파에 ‘전문직 취업비자’(H-1B)로 미국에 머무르던 외국인 노동자들이 추방 위기에 내몰렸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 전했다.
WP에 따르면 고학력 및 고숙련 노동자에 대한 미국 기업들의 수요에 맞춰 미국은 매년 8만5000개의 H-1B 비자를 내줬다. 2019년 미국 국토안보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 내 H-1B 비자 소지자는 60만 명에 달한다. 신청자의 75%는 인도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 비자는 해고 60일 후 만료된다. 수천 달러에 달하는 수수료를 지불할 의향이 있는 새로운 고용주가 나타나지 않는 한, 많은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갑자기 나라를 떠나야 하는 것이다. 이들 중에는 이미 수십 년간 미국에 산 사람들도 있다고 WP는 전했다.
최근 페이팔에서 해고된 인두 부샨(39)은 “아내가 곧 아기를 출산할 예정인데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한 경쟁이 극심한 상황”이라며 우려했다. 부샨은 2013년 미국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후 쭉 미국에 거주해왔다. 이에 미국의 일부 민주당 의원은 전문직 비자 소지자들이 실직 후 체류할 수 있는 기간을 기존의 60일에서 120일로 연장해 달라고 미국 이민국 및 국토안보부에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규정 변경 절차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미국 이민국은 실직자들로 하여금 우선 관광비자와 같은 다른 비자를 신청해 시간을 벌게끔 유도하고 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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