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제법 위반 러의 병합 인정 안해”
젤렌스키 “크림 돌아갈것” 탈환 의지
CIA국장 “푸틴, 승리 과도한 자신감”
미국 국무부가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공 9년을 맞아 26일 “크림반도는 우크라이나 영토”라고 선언했다.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의 탈환을 넘어 크림반도의 수복까지 추진하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할 뜻을 강조한 것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또한 같은 날 “크름(크림)으로 돌아가겠다”며 탈환 의지를 강조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9년 전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미국은 러시아의 병합 주장을 인정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26일은 크림반도 강제병합 당시 러시아에 저항한 현지인들을 기리기 위해 우크라이나가 지정한 ‘크름반도 점령 저항의 날’이다. 2014년 2월 26일 수천 명의 크림 주민은 강제병합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다음 날 러시아는 크림 의회를 무력으로 장악했고 오늘에 이르렀다.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사진)은 26일 미 CBS에 출연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과도한 자신감에 차 있다. 서방의 정치적 피로가 쌓이면 전쟁에서 승리할 것으로 믿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은 미국을 마치 ‘주의력 결핍 장애’가 있는 것처럼 여긴다. 언젠가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제외한) 다른 문제로 넘어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가 아닌 2024년 미 대선, 중국과의 패권 경쟁 등에 치중할 것으로 보고 그때를 노린다는 의미다. 최근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할 것이란 관측이 늘어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으나 아직 결정이 확정되지는 않은 것 같다”고 했다.
25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협상을 촉구하며 전쟁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는 중국의 행보가 북핵 6자 회담 때와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중국이 겉으로는 중재자인 척했지만 북한의 양보를 얻어내는 데 미온적이었고 이번에도 러시아 편만 들 것이란 의미다. WSJ는 “6자 회담은 수년간 질질 끌었고 결국 2009년 북한이 회담에서 철수하면서 실패했다”고 꼬집었다.
26일 영국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 1년을 맞아 다큐멘터리 ‘이어(Year)’에 출연해 “러시아가 전쟁에서 밀리면서 푸틴 대통령의 취약점이 드러날 것이고 그의 주변인부터 등을 돌릴 것”이라고 했다. 다만 시점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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