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공산당은 깡패같은 조직” 美하원 중국특위 첫날부터 맹폭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2일 03시 00분


“中, 美의 선의 이용하고 비웃어”
첫 청문회서 中인권탄압 영상 틀어
대만 위협땐 G20재무회의 배제 등
中압박 법안, 금융위 무더기 통과

“중국공산당은 미국의 선의를 이용하며 우리의 순진함을 비웃었다. 이제 그런 시대는 끝났다.”

중국과의 경제 기술 안보 경쟁을 주도하기 위해 만든 미국 하원 특별위원회가 지난달 28일 첫 청문회를 열고 본격 출범했다. ‘미국과 중국공산당 간 전략적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미중 전략경쟁 특위)’ 마이크 갤러거 위원장은 “중국과의 경쟁은 실존적 투쟁”이라며 대중(對中) 경계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미 하원은 이날 하루 이 특위를 포함해 중국 관련 4개 위원회를 열고 중국에 대한 긴급 대응을 정부와 의회에 촉구했다.

● TV 황금시간대 열린 특위 청문회
미중 전략경쟁 특위는 평일 TV 시청률이 가장 높은 황금시간대로 꼽히는 오후 7시 첫 공개 청문회를 열었다. 이 특위는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한 118대 의회가 열린 직후인 올 1월 찬성 365 대 반대 65로 구성이 결정된 초당적 위원회다. 청문회에서도 민주 공화 양당은 한목소리로 ‘미국의 최대 도전은 중국’이라는 인식을 공유했다.

美하원에 등장한 시진핑 영상 지난달 28일 미국 워싱턴 하원에서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는 법을 찾기 위한 
‘미국과 중국공산당 간 전략적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의 첫 공개 회의가 열렸다. 회의장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모습이 담긴 
대형 화면이 등장했다. 시 주석 밑에 중국공산당을 ‘깡패 같고 대량 학살을 저지르는 조직’이라고 비판한 영어 문구가 보인다. 
워싱턴=AP 뉴시스
美하원에 등장한 시진핑 영상 지난달 28일 미국 워싱턴 하원에서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는 법을 찾기 위한 ‘미국과 중국공산당 간 전략적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의 첫 공개 회의가 열렸다. 회의장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모습이 담긴 대형 화면이 등장했다. 시 주석 밑에 중국공산당을 ‘깡패 같고 대량 학살을 저지르는 조직’이라고 비판한 영어 문구가 보인다. 워싱턴=AP 뉴시스
미 해병대 정보장교 출신인 공화당 소속 갤러거 위원장은 “중국 기술력이 우리를 추월하도록 놔둘 수 없다”며 “미 의회가 분열됐다고 해서 향후 2년을 질질 끌며 허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갤러거 위원장은 중국 문화대혁명과 신장위구르자치구 인권 탄압 관련 영상을 틀면서 청문회를 시작했다. 이 영상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나오는 장면에서는 ‘깡패 같은, 대량 학살 조직’이라는 영문 자막이 깔리기도 했다.

특위 민주당 간사 라자 크리슈나무르티 의원은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중국의 무역과 투자 확대가 인도태평양 지역 민주주의를 장려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정반대 일이 일어났다”며 “중국 공산당이 권위주의를 강화하고 군사력을 증강했다”고 비판했다.

“中은 우리의 적이 아니다” 청문회장 시위 미중 전략경쟁 특위 청문회에 증언자로 나선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뒤로 한 여성이 ‘중국은 우리의 적이 아니다’라는 문구를 들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中은 우리의 적이 아니다” 청문회장 시위 미중 전략경쟁 특위 청문회에 증언자로 나선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뒤로 한 여성이 ‘중국은 우리의 적이 아니다’라는 문구를 들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이날 청문회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를 이끈 허버트 맥매스터 전 보좌관과 대중 강경파 매슈 포틴저 전 부보좌관이 증인으로 나왔다. 포틴저 전 부보좌관은 “중국공산당 지도부는 진의를 숨기는 데 귀재”라며 “더 이상 베이징에 속아 넘어간다면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이 증언할 때 시위자 2명이 ‘중국은 미국의 적이 아니다’ ‘아시아 혐오를 중단하라’ 등이 적힌 종이를 들고 항의하다 쫓겨나기도 했다.

미국으로 망명한 중국 반체제 인사 웨이징성(魏京生) 비서 출신인 중국 인권운동가 통리도 증인으로 나와 “미국은 중국공산당이라는 ‘아기 용(龍)’이 자라도록 먹이를 줬다”며 “미국이 중국의 값싼 노동력을 찾는 과정에서 중국도 부유해졌다”고 꼬집었다.

● 하원 금융위, ‘中 압박’ 법안 무더기 통과
이날 미 하원 금융위에서는 대만을 지원하고 중국을 압박하는 법안이 다수 통과됐다. 대만의 국제통화기금(IMF) 가입을 지지하는 법안, 중국이 대만에 위협을 가하면 중국 고위 당국자와 그 가족이 미 금융기관 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하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등에 중국 대표 참여를 배제시키는 법안이 포함됐다.

또 중국 금융부문이 국제경제에 미치는 위협을 보고서로 발행하도록 재무부에 요구하고 미국이 최대 주주인 IMF에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축소시키도록 압박을 가하는 법안, 중국에 환율 투명성을 요구하도록 하는 법안도 통과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중국 경제력을 통제하려는 10개 법안이 거의 만장일치로 통과됐다”고 보도했다.

하원 외교위에서는 대통령에게 중국 소셜미디어 틱톡 사용을 전국적으로 금지할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을 심의했다. 또 중국 정찰풍선 사태에 중국이 책임지도록 하는 법안도 외교위에 상정됐다. 하원 과학우주기술위도 이날 청문회를 열어 중국과의 경쟁이 미국 연구개발(R&D)에 미친 영향 등을 논의했다.

#중국 공산당#미국 하원 특별위원회#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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