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심야에 열차 2대 정면충돌…40명 사망·85명 부상

  • 뉴시스
  • 입력 2023년 3월 2일 04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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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중부에서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열차 2대가 충돌해 최소 40명이 사망하고 85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경찰과 소방당국이 밝혔다.

AP통신,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자정 직전 그리스 수도 아테네 북쪽으로 380㎞ 떨어진 중부 템페 인근에서 여객열차가 마주오던 화물열차와 정면 충돌해 열차 여러 량이 탈선하고 최소 3량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현장에서 구조 및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인 상태여서 인명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공영방송 ERT는 50~60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열차는 테살리아와 마케도니아를 가르는 협곡인 템페 계곡 직전 고속으로 정면 충돌했다. 코스타스 아고라스토스 테살리아 주지사는 “1호차와 2호차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3호차는 탈선했다”고 말했다.

아테네를 출발해 테살로니키로 향하는 여객 열차엔 350여 명이 탑승하고 있었다고 철도회사는 밝혔다. 경미한 부상을 입거나 다행히 다치지 않은 승객들은 버스를 타고 사고 현장에서 북쪽으로 130㎞ 떨어진 테살로니키로 이동했다. 화물열차는 테살로니키에서 라리사로 가고 있었다.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한 현지 경찰은 라리사 역장을 과실 치사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은 라리사 역장이 여객열차 기관사에게 선로 변경을 잘못 지시해 두 열차가 같은 선로를 운행하면서 충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타스 카라만리스 교통장관은 이번 열차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카라만리스 교통장관은 “이런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한 상황에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업무를 수행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런 이유에서 교통장관직에서 사임을 발표한다”고 말했다.

그리스 정부는 오는 3일까지 사흘간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하고 해당 기간 공공 건물에 조기를 계양하기로 했다.

한국인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 당국은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 상당수가 주말 기간 축제를 즐기고 돌아오던 대학생들이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소방차 수십 대가 출동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구급차 40대가 출동했고 소방관 150여 명이 현장에 있다고 말했다.

헤드램프를 착용한 구조대원들은 짙은 연기 속에서 사람들을 구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구조 작업을 위해 군도 파견했다.

소방당국은 “열차 2대가 심각하게 충돌했다”며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대피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10대 생존자는 기자들에게 “충돌 직전 강한 제동이 느껴졌고 불꽃이 튄 뒤 갑자기 열차가 멈춰섰다”고 진술했다. 그는 “우리가 탄 4호차는 레일을 벗어나지 않았지만 앞에 있던 칸은 탈선해 박살났다”면서 “1호차에 불이 불었고 우린 가방으로 유리창을 깨고 탈출했다”고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대피한 한 청년은 “열차 안에서 사람들이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질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구조대원은 AFP 통신 인터뷰에서 “평생 이런 건 본 적이 없다”며 “비극적”이라고 말했다. 지친 듯 보이는 이 구조대원은 “우리는 마지막 사람을 찾을 때까지 밤샘 구조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의 지도자들은 그리스 열차 사고에 대해 애도를 표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그리스 친구들과 함께 애도한다. 우리의 마음은 희생자들과 그들을 사랑하는 사람들 곁에 있다”고 전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이탈리아 정부는 희생자 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하며 모든 부상자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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