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핵 군축 ‘뉴스타트’ 중단 문서 전달…美 “무책임”

  • 뉴시스
  • 입력 2023년 3월 2일 10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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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미국에 핵 군축 조약 참여 중단을 선언하는 공식 문서를 전달했다고 양측이 확인했다.

미국 CNN과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1일(현지시간) 러시아에게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참여 중단 공식 문서를 전달 받았다. 기존에 러시아가 밝힌 것 외에 특별히 다른 내용은 없다고 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조약을 일방적으로 중단한 러시아의 결정)은 무책임하고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양대 핵보유국이 더 이상 양자 간 군비 통제에 참여하지 않는 세계에서 러시아도 더 나을 것이 없다”며 “불안정을 야기하고 무책임한 핵 수사(rhetoric)를 조장하는 러시아의 의지는 지구 상의 모든 국가를 위험에 빠뜨린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미국은 핵무기 수 제한을 포함해 여전히 조약을 준수하고 있지만, 러시아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러시아가 핵 태세나 접근 방식을 바꾼다면 우리는 적절하게 조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대사관을 통해 참여를 중단한다는 내용의 공식 문서를 미국에 전달했다고 전날 밝혔다.

랴브코프 차관은 다만 조약의 핵심 사항은 계속 준수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 등과 관련해 미국이 러시아에 적대적인 노선을 포기한다면 다시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미국과 어떤 관심사에 대해서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러시아에 대한 적대적인 노선을 포기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전까진 뉴스타트 중단 결정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의회 합동 국정연설에서 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후 첫 국정연설이자 우크라이나 전쟁 1년(2월24일)을 앞둔 연설이었다.

푸틴 대통령은 ‘탈퇴’가 아닌 ‘참여 중단’이라고 하면서도 미국이 핵실험을 재개한다면 러시아도 핵무기 실험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외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이자 핵 보유국인 영국과 프랑스 핵군축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러시아 국가두마(하원)과 연방평의회(상원)는 바로 다음날 관련 법안을 일사천리로 처리했다. 뉴스타트 참여를 공식 중단하고 참여 재개는 푸틴 대통령이 결정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푸틴 대통령은 28일 이 법안에 공식 서명했다.

뉴스타트는 배치 가능한 핵탄두와 운반체를 각 1550기와 700기로 제한한다. 양측이 서로 무기 기지를 사찰할 수 있다는 내용도 있는데,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2020년 이후 중단됐다. 뉴스타트는 2021년 초 5년 기한으로 마지막 연장됐다. 핵 군축을 이어나가기 위해선 다시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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