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학폭 피해자 학부모 “반격 않아 자랑스럽다” 반응에 각계 격려 쏟아져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3월 2일 18시 11분


코멘트
사진=마이크 하비 페이스북
사진=마이크 하비 페이스북
뉴질랜드의 한 학부모가 자신의 고등학생 아들이 학교 폭력 피해를 당했음에도 “반격하지 않은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해 각계의 격려가 쏟아졌다.

2일(한국시간) 뉴질랜드 언론 보도에 따르면 뉴질랜드 넬슨 인근 리치먼드에 사는 다섯 자녀의 아버지 마이크 하비는 14세 아들이 학교에서 다른 학생 6명으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비는 지난 달 20일 점심시간에 아들이 학교에서 30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다른 학생 6명으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했다는 전화를 받고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며 “그 순간 아이가 얼마나 무서웠는지 생각해보면 눈물이 날 정도”라고 말했다.

그의 아들은 SNS를 통해 협박하던 아이들이 쫓아오자 화장실에 들어가 문을 잠갔지만, 결국 스스로 문을 열고 나와 아이들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그러나 하비의 아들은 이들에게 반격을 하지 않고 당당히 맞선 뒤 사건을 학교에 곧바로 신고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이에 하비는 “아들이 맞받아치지 않은 것을 무엇보다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정말 강한 아이다. 할 수 있었지만, 자신의 원칙에 충실하기 위해 자제력을 보여준 것”이라며 폭력을 사용하지 않고 침착하게 상황에 대응한 아들을 칭찬했다.

그는 아들이 이해심이 많고 친절하다며 다운증후군을 가진 누나와 함께 자랐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집단 폭행 장면을 찍은 영상이 SNS에 퍼지는 것을 보고 자신도 학교폭력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해 아들이 폭행을 당한 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집단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거나 폭력 장면을 목격했다는 학생과 졸업생, 학부모들로부터 많은 응원이 쏟아졌다.

다른 학생이 찍은 것으로 보이는 이 영상에는 주먹으로 머리를 때리는 장면과 일부 학생들이 구경하면서 환호하는 모습도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뉴질랜드 매체는 학교 폭력 사태가 지난해 뉴질랜드 전역에서 일어났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학생들이 맞는 끔찍한 영상들을 수없이 받아봤다고 전했다.

한편, 학교 측은 “이런 일은 흔히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학교에서 어떤 형태의 폭력도 용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관련 학생 부모들에게 이 사실을 통보했으며 곧 공식적인 징계 절차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