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 373일, 격전지 바흐무트 러 승리로 기울어

  • 뉴시스
  • 입력 2023년 3월 4일 0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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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373일을 맞은 3일(현지시간) 최대 격전지인 바흐무트 전투가 러시아군의 승리로 기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현지시간) AFP통신,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용병기업 와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이날 소셜미디어 영상을 통해 “와그너 그룹이 바흐무트를 사실상 포위했고 이제 하나의 도로만 남았다”고 말했다.

프리고진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바흐무트에서 우크라이나군을 철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카메라를 돌려 우크라이나 포로로 추정되는 사람들에게 철수를 요청하는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우크라이나군이 바흐무트에서 일부 군대를 철수하려는 움직임도 나왔다.

바흐무트의 우크라이나 드론부대 지휘관인 로베르트 브로우디는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에서 자신의 부대가 즉시 철수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브로우디는 “한밤중에 부대를 바흐무트에서 새로운 작전 장소로 이동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말했다.

바흐무트는 1년 넘게 이어진 전쟁에서 가장 치열한 격전지 중 하나로 꼽힌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지난해 7월부터 이 곳을 차지하기 위해 사투를 벌였다. 양측이 소모전으로 가면서 많은 사상자를 냈다.

바흐무트는 지방고속도로가 교차하는 곳으로 러시아군이 이곳을 장악하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주요 도시로 진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바흐무트 점령이 양측에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크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는 거듭된 패배 끝에 승리를 거두게 되는 셈이며, 우크라이나는 수개월 간 지켜온 요새를 내주게 돼 철수를 결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미 의회방문 연설에서 바흐무트 전투를 미 독립 전쟁의 승리 전환점이 된 사라토가 전투에 비유하면서 결사 항전의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다만, 최근 우크라이나는 바흐무트 상황을 두고 전략적 후퇴 가능성을 언급했다.

알렉산드르 로드냔스키 대통령실 보좌관은 “러시아 민간 용병업체 와그너그룹이 바흐무트를 포위하려 하고 있다”면서 “우리 군은 모든 선택지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이 공식적으로 철수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다. 우크라이나군은 CNN에 바흐무트에서 철수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략커뮤니케이션센터는 프리고진이 공개한 영상이 도시 내부가 아닌 바흐무트 외곽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센터는 영상에 대해 “공포를 확산시키는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허위 정보 캠페인의 일부”라며 “프리고진이 실제로 후방에 있으면서 최전방에 있는 것처럼 꾸민 적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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