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5.0% 안팎’으로 제시했다. 연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목표를 발표하기 시작한 199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가 있던 지난해(5.5% 안팎)보다도 낮춰 잡았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집권 3기가 시작되는 올해 경제 성장에 ‘다걸기(올인)’하기보다 미국과의 패권 경쟁을 위한 국방력 강화, 체제 안정 등에 치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국회 격) 업무 보고를 통해 올해 성장률 목표를 ‘5% 안팎’으로 정했다고 공개했다. 중국은 지난해 성장률 목표치를 5.5%로 제시했지만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실제로는 절반 수준인 3.0%에 그쳤다.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인한 경제 회복 기대감에도 보수적으로 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한 데는 2년 연속 목표 미달성에 대한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전 세계적 경기 둔화 조짐과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 세력의 대(對)중국 견제 등 대외 경제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점도 낮은 목표치 설정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대중 첨단기술 산업 규제를 염두에 둔 듯 이날 ‘과학기술 자립·자강’도 강조했다.
올해 국방예산은 지난해보다 7.2% 늘어난 1조5537억 위안(약 293조 원)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증가율(7.1%)보다 높고, 총액으로도 역대 최대 규모다. 대만 등을 둘러싼 미국과의 대립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도다. 리 총리는 “대만 독립 반대와 조국 통일 촉진을 관철하겠다”며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통일 의지를 재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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