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권한을 대폭 축소하려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사진)의 ‘사법부 무력화 입법 강행’에 대한 반발이 거센 가운데 비행기 조종사들마저 총리 전용기의 조종을 보이콧하고 있다.
국영항공사 엘알은 5일(현지 시간) 총리 전용기의 조종사 및 승무원 지원을 받았지만 지원자가 아무도 없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9일 이탈리아를 찾아 조르자 멜로니 총리와 회담할 예정이다. 이에 필요한 조종사와 승무원을 모집했는데 아무도 지원하지 않은 것이다. 엘알은 “총리 전용기 기종인 보잉 777을 조종할 수 있는 조종사가 많지 않은 것도 이유 중 하나”라며 승무원 배치를 다시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파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공군 69 비행대대의 예비역 조종사 40명 중 37명 또한 8일로 예정된 훈련의 불참을 선언했다. 69 비행대대는 2007년 시리아 원자로를 폭격한 ‘오차드 작전’을 수행한 부대로 유명하다.
이 같은 움직임은 네타냐후 총리의 극우 연정이 ‘사법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법부 무력화 시도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여권은 최근 의회가 헌법 ‘기본법’에 위배되는 입법을 할지라도 대법원이 이를 막지 못하도록 하고, 의회가 법관 인사에도 관여할 수 있도록 하는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의회에서 예비 투표 절차를 마쳤다.
야당, 법조계, 시민사회는 이를 “사법 개혁이 아니라 ‘정치적 쿠데타’”라고 규정하며 두 달 넘게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4일 집회에는 최대 30만 명이 참여해 정부를 규탄했다. 예비군 장성들까지 반대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해 당분간 이를 둘러싼 사회 전반의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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