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에 버려진 악어 190마리, 서로 잡아먹어 ‘떼죽음’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3월 7일 15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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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에 버려진 악어 떼 수백 마리가 수 개월간의 굶주림을 견디지 못하고 서로를 잡아먹었다고 영국 데일리스타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태국 남부 송클라주의 농장에 갇혀 있는 악어 190마리 중 90마리가 죽어 결국 100마리 가량만 남게 됐다. 악어들은 가죽제품을 위해 사육됐는데, 농장을 관리하던 주인이 지난해 사망한 이후 그대로 방치됐다.

배고픔을 참지 못한 몇몇 악어들이 장마철을 틈타 울타리를 빠져나와 소동을 빚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악어는 농장 내부에 수개월간 남겨졌다.

우리에 단독으로 격리된 악어들은 먹이가 없어 시름시름 죽어갔고, 공동 사육장에서 생활하던 악어들은 서로를 잡아먹기 시작했다.

송클라주 수산청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무성한 덩굴과 풀로 뒤덮여버린 문제의 농장에는 잡아먹힌 악어들의 유골과 웅덩이 안에서 통째로 썩어가고 있는 악어 사체가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주 수산청 법률 사무관 피라트 탕숙차로엔쿤은 지난달 27일, 190마리로 추정되던 악어의 수가 수개월 사이 약 100마리까지 줄어들었으며, 태국 촌부리에 위치한 모 사기업이 악어가죽을 얻기 위해 사망한 농장 주인을 고용했던 정황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농장주는 새끼 악어를 2년 동안 사육한 뒤 가죽을 벗겨왔다.

태국 정부는 악어들의 사후 조치를 위해 해당 사기업과 접촉했다. 하지만 기업 측은 악어가 법적으로 사망한 농장 주인의 소유이며 자신들은 악어에 대한 소유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책임을 발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라윗 수완노 마을 이장은 굶주린 악어들이 탈출해 인명 피해를 낼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시라윗 이장은 “지금까지 해당 농장에서는 최소 네 번의 탈출 사건이 있었으며, 그때마다 수 마리의 굶주린 악어가 연못 등지로 풀려나 지역 주민들을 공포에 질리게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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