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금리 인상 속도 더 높일 수 있다”…이달 빅스텝 가능성 무게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8일 01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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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7일(현지시간) 미 상원 청문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연준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 인상 속도를 다시 높일 수 있고, ‘최종금리’도 기존 전망치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내달 빅스텝(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7일(현지시간) 파월의 발언 직후 미 국채 금리는 치솟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1% 넘게 하락하는 등 시장에 ‘빅스텝’ 공포가 급속히 확산됐다. 특히 연준 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16년 만에 처음으로 5%를 돌파했다.

이날 파월 의장은 미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앞서 미리 준비한 발언문을 읽으며 “최근 미 경제지표는 예상보다 강했고 이는 연준이 예상했던 최종 금리수준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해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말까지 금리가 5.0~5.25%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미 기준금리는 4.5~5.75%까지 오른 상태로 향후 최소 0.75%포인트 이상 금리가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파월 의장이 확인한 셈이다. 파월 의장은 이후 의원들의 질문에 대해서도 “(3월에 발표될) 점도표에서 금리 정점은 지난해 12월 전망치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이달 21, 22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으로 내려온 금리 인상폭을 다시 빅스텝으로 조정해 고강도 긴축 모드로 돌아갈 수 있음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만약 전체적인 경제지표가 더 빠른 긴축의 필요성을 보여준다면 우리는 금리 인상 속도를 더 높일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지난해 3월 이후 1년 동안 8차례에 걸쳐 금리를 총 4.5%포인트를 올렸다. 특히 6월부터 4번 연속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밟았다가 지난해 말부터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며 빅스텝(12월)을 거쳐 통상 속도인 베이비스텝(2월)으로 돌아온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인플레이션 재반등 조짐 속에 이달 빅스텝으로 선회할 가능성을 높인 것이다.

실제로 이날 오전 파월 의장 발언 직후 금리 선물 거래 투자자들은 3월 빅스텝 가능성을 51.3%까지 높였고 오후 뉴욕증시 장 마감에 이르자 70% 이상 치솟았다. 빅스텝 전망이 대세가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연준 금리에 민감한 미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5%를 돌파했고, 미 장단기 금리차도 확대됐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파월 발언 직후 하락폭이 커졌다. 이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574.98포인트(1.72%) 하락한 3만2856.46으로 장을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53% 하락한 3986.37로 마감해 4000선을 밑돌았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1.25% 내려가 1만1530.33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락세로 다우지수는 2023년 들어 0.9% 하락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 파월을 비판해 온 민주당 소속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금리를 올려서 실업률을 높이면 수백만 노동자들이 고통을 받게 된다. 이들에게 뭐라고 할 것인지 말해보라”고 몰아 붙이자 파월 의장은 “물가 안정을 위한 우리의 임무를 내려놓는다면 그럼 그들은 더 이익을 얻게될 것이냐”며 맞받아치기도 했다. 일부 의원들도 우크라이나 전쟁 등 공급망 문제로 야기된 인플레이션을 금리만 올리면 되겠느냐며 지적했다. 이에 파월 의원은 “인플레이션 상승 초기에는 공급망 요인이 컸지만 최근에는 수요 공급의 불균형 요인이 도드라진다. 연준의 물가 안정 도구가 제한적이지만 우리는 수요 공급 균형을 맞추는 우리의 임무를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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