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바흐무트 뚫리면 동부 진격로 열리게 돼”

  • 뉴시스
  • 입력 2023년 3월 8일 10시 38분


코멘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가 러시아군에 뚫리면 동부 주요 도시를 관통하는 공격로를 열어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바흐무트(를 장악한다면) 더 멀리 진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크라마토르스크, 슬로뱐스크로 갈 수 있고 도네츠크의 다른 도시들로 향하는 길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바흐무트를 끝까지 사수하기로 결정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것이 우리가 그곳에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바흐무트는 최근 몇 달 간 러·우 전쟁의 최대 격전지가 되고 있다. 러시아군은 지난 1월 동쪽에 있는 솔레다르를 점령한 뒤 바흐무트로 진격하며 도시를 포위하려 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바흐무트는 그 자체로 중요한 전략적 가치를 갖고 있진 않다. 그러나 이 도시의 북서쪽에 위치한 산업 허브 크라마토르스크와 슬로뱐스크를 연결하고 있어 러시아군에 진격로를 열어주게 된다.

우크라이나 일각에선 사상자가 증가하자 한 때 ‘전략적 후퇴’ 이야기도 나왔지만, 결국은 끝까지 남아 도시를 지키기로 결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군 참모부 정례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버릴 수 있는 영토는 단 한 곳도 없다”면서 바흐무트 방어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CNN 인터뷰에서도 “어제 회의에서 (군 참모들은) 모두 우리가 바흐무트를 굳건히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며 “물론 우리 군인들의 생명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무기와 보급품을 얻고 군이 반격을 준비하는 동안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인들은 약 95%가 대피한 상태다.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현재 어린이 38명을 포함해 약 4000명의 민간인이 도시에 남아 있다”고 이날 밝혔다. 전쟁 전 인구는 7만 명 규모였다.

또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 모두 큰 타격을 입고 있지만 러시아 측 병력 피해가 더 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서방 관리들은 “러시아가 바흐무트를 포위하려는 과정에서 2만~3만명이 사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망자는 2만1000명 이하, 이 중 상당수는 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이 모집한 죄수들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우크라이나군 병력 손실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지만 러시아군에 비해 덜한 것으로 봤다. 이와 관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보국은 전날 우크라이나군 사망자가 러시아군 사망자의 5분의 1 수준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