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20년 전 남성 2명을 성폭행하고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를 받는 남성이 사형 판결을 받고 미소를 지었다. 그는 자신이 빨리 사형을 당할수록 다시 태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7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탬파 연방지방법원은 2명의 남성을 잔혹하게 살해한 스티븐 로렌조(64)에게 지난달 24일 독극물 주사를 통한 사형을 선고했다.
로렌조는 2003년 피해자들에게 약물을 투여한 뒤 강간 및 고문, 토막 살해한 혐의에 대해 지난해 12월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날 재판에서는 로렌조에게 납치돼 5시간 동안 고문받다가 겨우 탈출한 남성도 재판에 참여해 증언했다.
폭스 뉴스는 재판과정을 생중계하고 있었고 판사가 사형선고를 내렸을 당시 로렌조의 표정을 잡아냈다. 로렌조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자신의 변호인에게 재판 결과에 만족한다는 말까지 건넸다.
로렌조는 재판 내내 사형을 구형해 달라고 판사에게 요청했다. 그는 “사형을 빨리하면 할수록 더 빨리 새 몸에 들어가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이유를 댔다.
로렌조는 자신의 변호사에게 “이 인생에서 나는 나쁜 사람이고, 당신은 좋은 사람이다. 아마도 다음 생에는 그 역할이 바뀔 것”이라며 “이기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나는 감옥이 아닌 곳에서 편안해지고 싶다”고 말하며 악수를 건네기도 했다.
사형을 선고한 재판부는 이후 “로렌조 뜻에 따라 사형 선고가 내려진 것이 아니다”라며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 고려하지 않았다. 그저 끔찍한 범죄에 대해 마땅히 받아야 할 처벌을 내렸을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자와 유가족들은 20년간 일관된 증언을 했다. 오늘은 그 긴 싸움에 마침표를 찍는 날”이라고 덧붙였다.
사형을 구형했던 검찰 또한 “사형은 로렌조를 위한 것이 아니다”며 “이는 20년 전 목숨을 잃은 두 젊은 남성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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