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중국 악연 계속…트뤼도, ‘中의 총선 개입설’ 특별조사 착수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8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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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발리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폐막 리셉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대화하고 있다. 2022.11.16 / 캐나다 총리실 제공
인도네시아 발리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폐막 리셉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대화하고 있다. 2022.11.16 / 캐나다 총리실 제공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중국의 캐나다 총선 개입 의혹을 수사할 특별보고관에 자신의 정적(政敵)도 임명할 수도 있다고 7일(현지 시간) 밝혔다. 자신과 중국이 유착했다는 논란이 커지자 특별보고관 도입에 이은 정치적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캐나다 CBC방송에 따르면 트뤼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당들이 다양한 특별보고관 후보를 제안해 달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캐나다인에게 수사 과정의 개방성, 투명성, 엄격성에 대한 확신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임명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중국이 2019년, 2021년 캐나다 총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수사할 특별보고관 도입을 발표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 두 총선에서 중국이 집권 자유당 후보들을 지원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지난달 17일 현지 언론은 캐나다 보안정보국(CSIS) 비밀문건을 토대로 중국이 캐나다 유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들을 자유당 후보 11명의 선거 운동에 투입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트뤼도 총리 부친 이름으로 설립된 ‘피에르 엘리엇 트뤼도 재단’이 2016년 중국인 부호이자 중국 정부 자문역 장빈에게서 20만 캐나다달러(약 1억9200만 원)를 기부받았다는 사실까지 알려졌다. 총리실은 1일 “기부금은 전액 환급했으며 트뤼도 총리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성명을 발표했지만 여론은 가라앉지 않았다.

최근 악화된 캐나다와 중국 관계 속에 불거진 유착 의혹이어서 트뤼도 총리가 더 큰 정치적 위험을 떠안게 됐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분석했다.

캐나다는 2018년 미국 정부 요청으로 캐나다에 거주하던 중국 기업 화웨이 창업주의 딸 멍완저우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체포하며 중국과의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가 캐나다인 2명을 간첩 협의로 체포하자 캐나다는 이동통신망의 화웨이 5G 장비 사용을 금지했다.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쥐스탱 총리가 비공개 화담 내용이 언론에 유출된 것을 두고 언쟁을 벌였다.

캐나다 여론조사기관 앵거스리드연구소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유당 지지자 대다수는 ‘중국의 총선 개입 시도 가능성’을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반발했다. 주캐나다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언론 보도는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친강 중국 외교부장도 2일 폐막한 G20 외교장관 회의에서 “중국은 다른 나라 내부 정치를 간섭하는 일이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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