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때 中과 유착 의혹’ 코너몰린 트뤼도… “특별수사관에 정적도 임명 가능” 승부수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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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 재단에 中부호 기부’도 논란
화웨이 CFO 체포뒤 中과 악연 계속

중국의 선거 개입 의혹으로 2015년 집권 후 중대 위기에 직면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사진)가 7일 “사건 조사를 위한 특별보고관에 정적(政敵) 임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루 전 특별보고관에게 사건의 독립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연일 정치적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캐나다 CBC방송 등에 따르면 트뤼도 총리는 이날 “(집권 자유당이 아닌) 다양한 정당이 특별보고관 후보를 제안하는 것에 열려 있다”며 “수사 과정의 투명성, 개방성에 대한 확신을 줄 수 있는 사람을 보고관으로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캐나다 정계는 중국이 선거에 개입했다는 논란으로 시끄럽다. 집권 자유당은 제1야당 보수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국 친화적이라고 평가받는다. 중국이 그런 자유당의 집권 연장을 위해 자국 유학생 등을 대거 동원해 2019년, 2021년 총선에서 최소 11명의 자유당 후보를 지원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이후 트뤼도 총리의 부친이며 1960∼1980년대 두 차례 총리를 지낸 피에르 트뤼도 전 총리의 이름을 딴 재단이 중국 부호로부터 20만 캐나다달러(약 2억 원)의 기부금을 받았다는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트뤼도 총리의 개인 문제로도 번졌다. 총리실이 “기부금을 전액 돌려줬고 총리는 해당 사실을 몰랐다”고 했지만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7일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자유당 지지층조차 중국의 선거 개입 가능성을 믿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수당 관계자는 “중국의 간섭으로 총선에서 최소 8, 9석을 잃었다”며 정치 공세를 이어갈 뜻을 분명히 했다.

중국과 캐나다의 악연도 새삼 화제다. 2018년 캐나다는 미국의 요청으로 중국 최대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 창업주의 딸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를 구금했다. 그러자 중국은 자국 내 캐나다인 2명을 간첩 혐의로 체포했다. 캐나다 또한 화웨이가 만든 5세대(5G) 장비의 사용을 금했다.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연회장에서 만난 트뤼도 총리에게 불만을 표출했다. 앞서 트뤼도 총리가 시 주석에게 중국의 선거 개입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시 주석이 “우리가 나눈 대화 내용이 모두 언론에 유출됐다”고 항의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올해 들어서도 갈등은 여전하다. 캐나다는 최근 중국의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 사용을 금하기로 했다. 또 중국이 정찰풍선을 이용해 미국은 물론이고 자국 영공에서도 정찰 활동을 해 왔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국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쥐스탱 트뤼도#중국#화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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