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카셀주립대에 설치돼있던 평화의 소녀상이 9일(현지 시간) 기습 철거됐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기 위해 카셀대 학생들 주도로 독일 대학 캠퍼스에 처음으로 설치됐던 소녀상이 사라진 것. 이에 일본 정부가 대학 측에 압박을 가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카셀대 총학생회는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 “오늘 새벽 우리가 모르는 사이 대학 측에서 평화의 소녀상을 철거했다”고 밝혔다. 카셀대 총학생회는 지난해 7월 대학 측의 동의를 받아 학생회 본관 앞 공원에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했다. 당시 학생 의회는 소녀상 영구존치 결의안을 통과시켰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베를린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웠던 한독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가 소녀상 조각가인 김운성, 김서경 작가에게 기증받아 영구 대여하는 형식으로 설치됐다.
소녀상 기습 철거 소식이 알려지자 정의기억연대는 성명을 통해 “카셀대 소녀상 설치 후 일본 총영사가 지역 평화 위협 등을 이유로 철거 요청을 했다”며 “일본 정부 측의 다양한 압박을 이기지 못해 철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코리아협의회 역시 “일본 측의 지속적 철거 압박이 있었던 정황이 뚜렷하다”며 조만간 카셀대에서 규탄 시위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셀대는 소녀상이 영구 설치 대상이 아니어서 철거했다는 입장이다. 예술품 영구 설치를 위해선 학술 연구와 교육 등이 병행되어야 하는데 소녀상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학 측은 “코리아협의회가 소녀상을 가져갈 때까지 창고에 보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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