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 홍콩상하이은행(HSBC)이 10일(현지 시간) 파산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영국 법인을 1파운드(약 1580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미 SVB 파산 여파가 영국 스타트업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수를 요청한 영국 정부에 호응한 것이다.
노엘 퀸 HSBC 최고경영자(CEO)는 13일 성명을 내고 “SVB 영국 법인을 1파운드에 인수한다”며 “SVB 영국 법인 고객은 HSBC의 보호 아래 평소처럼 안전하게 은행 업무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퀸 CEO는 “이번 인수는 HSBC 상업은행 영업망을 강화하고 영국과 세계의 기술 및 생명과학을 비롯해 혁신적으로 급성장하는 기업에 금융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했다.
10일 기준 SVB 영국 법인 예금액은 약 67억 파운드(약 10조5700억 원), 대출액은 약 55억 파운드(약 8조6700억 원)다. 1파운드 인수에 대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보기 드문 ‘헐값 매각’이란 평가가 나온다.
제러미 헌트 영국 재무장관은 정부와 중앙은행인 영국은행(BOE)이 예금자 보호를 위해 HSBC에 SVB 영국 법인 입찰을 요청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미 SVB 본사가 파산한 뒤 SVB 영국 법인에 돈을 예치한 영국 스타트업 250여 개사는 ‘실존적 위협’이라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BOE는 HSBC의 SVB 영국 법인 인수 발표 직후 “영국 은행 시스템은 안전하고 건전하며 자본력이 풍부하다”고 불안한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이날 유럽 은행주는 장중 6% 폭락하며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악의 이틀 하락세’를 보였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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