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전문 시그니처은행
실리콘밸리은행 이어 폐쇄 조치
美, 금융위기 우려에 적극 나서
“금리동결 전환 앞당길것” 관측도
미국 테크 기업의 주거래 은행인 실리콘밸리은행(SVB)에 이어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가상화폐 전문은행 시그니처은행이 파산했다. 8일(현지 시간) 자진 청산한 실버게이트 캐피털에 이어 며칠 사이 세 번째 미 은행의 파산 소식이다. 미 연방정부는 전면적인 금융위기로 확산되지 않도록 SVB와 시그니처은행 예금에 대해 전액 보증에 나서기로 했다.
12일 미 뉴욕주 금융서비스부는 시그니처은행을 인수하고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관재인으로 임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시그니처은행의 총자산은 1103억6000만 달러(약 146조 원)다. 미 역사상 자산 규모 기준으로 두 번째(SVB), 세 번째(시그니처은행) 큰 은행 붕괴 사태가 이틀 새 잇달아 일어난 것이다.
중소형 은행을 중심으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우려가 확산되자 미 연방정부는 조기 진화에 나섰다.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FDIC는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SVB 고객은 예금을 모두 보증받고 13일부터 예금을 인출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어 “시그니처은행에도 비슷한 조치를 취하고, 자금이 필요한 적격 대상 은행에 유동성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구제금융을 다시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예금은 완전히 보호하겠지만 투자자, 경영진에 대한 지원은 없다”며 “미 은행 시스템은 안전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팬데믹 시기 형성된 거품이 연준발(發) 고금리 국면으로 급격히 전환된 데 따른 금융 불안 요소가 언제 터질지 모른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이에 따라 연준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하거나 동결 피벗(정책 전환)까지 고려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 당국의 개입 발표에 따라 직후 개장한 한국과 아시아 금융시장은 ‘블랙 먼데이’를 피했다. 13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0.67%(16.01포인트) 오른 2,410.60으로 거래를 마쳤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내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라”고 참모들에게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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