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계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말레이시아 배우 양쯔충(楊紫瓊·61)이 수상 하루 뒤인 1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기고를 통해 2015년 네팔 대지진, 지난달 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를 강타한 대지진 같은 국제 의제에 대한 전지구적 관심을 호소했다.
그는 유엔개발계획(UNDP) 친선대사로 네팔을 방문한 8년 전의 경험이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의 시선을 바꿔놓았다며 “위기는 기존의 깊은 불평등을 수면 위로 드러낸다. 가난한 이들, 특히 여성과 소녀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깨끗한 물, 백신, 상담 등 구호 서비스를 가장 마지막으로 받는 대상도 여성, 학교에 가장 늦게 복귀하는 존재 또한 여성이었다는 것이다. 또 “사생활 보호가 되지 않는 대규모 보호소에서 함께 생활하는 동안 성범죄가 늘어난다”며 재난 후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또한 급증한다는 점을 부각했다.
강진을 겪은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현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진 발생 전에도 시리아의 상황은 심각했다. 인구의 약 90%가 빈곤에 시달리고 수백 만 명이 인도주의적 지원을 필요로 한다”고 우려했다.
이런 불평등과 차별을 해소하려면 더 많은 여성들이 사회 고위층으로 진출해 의사결정 과정에서 여성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여성이 처한 현실을 가장 잘 이해하는 여성들이 정책 입안자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아카데미상 수상을 비롯해 나의 삶에 대한 관심은 감사하지만 이 관심을 세계적인 문제로 돌리고 싶다”며 “각종 정책 수립 과정에서 여성이 소외되지 않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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