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용병’ 바그너그룹 설립자, 러 정치리더 ‘야심’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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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고진, 사기-성매매 알선 전과
출소후 ‘푸틴의 셰프’로 입지 넓혀
우크라戰 계기 정계진출까지 노려

‘푸틴의 사병(私兵)’으로 불리는 러시아의 악명 높은 민간 군사기업 바그너그룹 설립자 예브게니 프리고진(사진)이 최근 러시아 정계 진출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군 수뇌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바흐무트에서 승기를 올리고 있는 프리고진이 이 틈을 타 정치적 입지를 넓히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4일 프리고진의 최근 행보에 주목하며 “그가 용병업체 수장을 넘어서 러시아 내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프리고진은 11일 텔레그램에 영상을 올려 “바그너그룹은 이념을 가진 군대로 바뀔 것이다. 이 이념은 정의를 위한 투쟁”이라고 선언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비밀리에 운영되던 바그너그룹은 지난주 42개 도시에서 신병 모집소를 개설하고 용병을 대규모 모집하겠다고 예고했다. 러시아 전문가인 잭 마골린은 NYT에 “프리고진이 자신의 미래가 위험하다고 보고 바흐무트 이후 자신의 입지를 확보하려 애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바그너그룹은 지난해 여름부터 우크라이나 바흐무트에서 러시아 측 공세를 주도해 왔다. 전쟁연구원(ISW)에 따르면 지난주 러시아는 바흐무트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바흐뭇카강 동쪽 대부분을 장악하고 강 서쪽에서 우크라이나군과 전투를 벌이고 있다. NYT는 바그너그룹이 지난해 여름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에 중대한 승리를 안겨줬으며, 프리고진은 이 전과를 러시아 군 수뇌부를 압박하고 자신의 존재감을 높이는 데 사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리고진은 사기, 성매매 알선 등으로 1980년대 복역한 뒤 출소해 요식업에 뛰어들었다. 1990년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눈에 들며 ‘푸틴의 셰프’로 불리게 됐다. 이후 2014년 바그너그룹을 세운 뒤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 병합, 시리아 리비아 등 아프리카 내전 등에도 개입했다.

지난달 러시아 여론조사기관 ‘러시안 필드’의 전국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1%가 이번 전쟁에서 프리고진의 역할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YT는 “이는 프리고진이 러시아 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지도자 중 한 명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푸틴의 용병#바그너그룹#프리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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