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위성은 16일 오전 7시9분쯤 북한이 평양 인근 순안에서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이라고 발표했다. 지난달 18일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을 발사한 데 이어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재발사에 나선 건데, 이날 예정된 한일정상회담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방위성은 해당 미사일이 ICBM급으로 보이며, 약 69분간 비행한 뒤 홋카이도 와타시마 오시마섬 서쪽 약 250㎞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바깥에 낙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일본 공영 NHK방송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이날 북한이 탄도미사일 추정 물체를 평소보다 높은 각도로 발사하는 ‘로프티드’(lofted) 궤도로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발사체의 비행거리는 약 1000㎞, 최고 고도는 6000㎞이다. 정상 궤도로 발사될 경우 사거리가 1만4000㎞를 넘어 미 전역이 사거리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까지 선박이나 항공기에 대한 피해 정보는 없으며, 방위성은 일본에 미치는 영향이 없는지 정보 수집을 진행하고 있다.
북한이 ICBM을 발사한 건 지난달 18일 비행거리 약 900㎞, 최고 고도 5700㎞의 화성-15형을 발사한 지 한 달 만이다. 또 사거리 5500㎞ 이상의 ICBM급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이번이 12번째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이날 북한의 발사와 관련해 “이달 13일부터 실시되고 있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반발과 함께 오늘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교도통신도 북한이 지난 13일 시작한 ‘자유의 방패’(프리덤쉴드·FS)에 반발하는 조처로 발사를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자유의 방패 훈련이 시작된 이튿날인 지난 14일에도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총리 관저 위기관리센터에 설치된 관저 대책실에 관계부처 담당자를 멤버로 하는 긴급참집팀을 소집해 정보 수집과 피해 확인 등을 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오전 8시30분께 국가안보회의(NSC)를 개최했다. 기시다 총리는 총리 관저에 들어가며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며 “국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안전을 철저히 확인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의도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지만, 지역의 평화와 안정은 관계국에 있어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동맹국과의 협력도 더욱 긴밀히 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NHK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가능성이 있는 것을 발사한 것은 지난 14일 이후 올해 6번째라고 전했다. 또 미사일 발사는 북한이 발표한 전략 순항미사일을 포함하면 올해 8번째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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