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흑해 상공에서 러시아 전투기가 미군 무인기(드론)를 추락시킨 사건과 관련해 미 국방부가 충돌 영상을 전격 공개했다.
러시아가 사실과 다른 주장을 이어가자 미국 측이 이례적으로 당시 영상을 공개한 것이다.
미군 유럽사령부는 16일(현지시간) 러시아 전투기인 수호이(Su-27)가 미군 무인 정찰기 엠큐(MQ)-9에 연료를 뿌리며 접근하는 모습이 담긴 42초 분량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드론과 전투기가 교차한 위치와 시간, 지도도 공개했다.
동영상을 보면 러시아 전투기는 뒤쪽에서 무인기를 향해 빠르게 날아와 연료를 방출하고 들이 받는 듯한 모습이 나온다. 이때 약 60초간 무인기 카메라 송출이 차단됐고 다시 카메라가 작동하면서 프로펠러 날개 하나가 손상된 모습도 나온다.
사건 직후 미국은 무인기가 공해상에서 일상적인 정찰 활동을 하던 중에 러시아 전투기가 사실상 요격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러시아는 “무기 공격이나 접촉은 없었다”며 무인기가 급격히 방향을 바꾸다 조종력을 상실해 스스로 추락했다는 주장을 폈다.
러시아의 이런 주장에 미 국방부가 충돌 당시 영상을 공개한 건데 러시아 측은 아직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패트릭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사건의 경우 러시아가 어떤 행동을 했는지 보여주기 위해 이미지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고 동영상 공개 이유를 밝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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