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20일(현지 시간) 외교·국방장관 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에 20억 유로(약 2조8000억 원)의 탄약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 등이 19일 보도했다. 한국, 미국 등 비(非)EU 방산업체가 탄약 제공 기업에 포함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앞서 이달 초 우크라이나는 전쟁 장기화로 물자 부족에 시달린다며 서방에 “155mm 포탄을 신속히 제공해달라”고 요구했다.
EU는 탄약 구입에 쓸 20억 유로를 2021년 3월 설립된 약 80억 유로의 ‘유럽평화기금(EPF)’에서 조달하기로 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 후 EU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한 돈의 상당수 또한 이 기금에서 나왔다. 20억 유로 중 10억 유로는 자국 내 탄약 비축분 또는 구매계약 진행 물량을 우크라이나에 전달하는 EU 회원국에 지급된다. 나머지 10억 유로는 회원국 전체의 탄약 공동 구매에 쓰인다.
이를 감안할 때 이날 회의의 주요 안건은 탄약을 생산할 방산업체를 선정하는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EU 전문매체 유락티브에 따르면 프랑스, 그리스 등은 “EPF가 EU 회원국 기금으로 설립된 만큼 반드시 유럽 방산업체와 계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다른 회원국은 생산 역량의 한계, 탄약의 질 등을 이유로 비EU 업체도 배제하면 안 된다고 맞선다. 이 과정에서 한국과 미국 방산업체가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8일 밤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남동부 마리우폴을 깜짝 방문했다. 침공 후 그가 러시아 점령지를 찾은 것은 처음이다.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 영장이 발부된 지 하루 만에 보란 듯 점령지에 나타나 전쟁의 정당성과 자신의 건재를 과시한 것이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19일 “수천 명의 마리우폴 시민을 살해한 살인자가 도시의 폐허와 무덤을 감상하러 왔다”고 맹비난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1년 12월 나치 독일의 지도자 히틀러 또한 나치와 옛 소련의 격전지였던 마리우폴을 찾았다. 이에 82년 전 히틀러의 모습이 담긴 흑백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며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을 비판하는 여론도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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