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총리, G7 정상 중 마지막 방문
분쟁지역 간 건 2차대전후 처음
우크라 “EU 지원, 판세 바꿀 결정”
주요 7개국(G7) 회원국 정상 중 그간 유일하게 우크라이나를 찾지 않았던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21일 우크라이나를 깜짝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현직 일본 총리가 분쟁 지역을 방문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 후 처음이다.
20∼22일 러시아를 찾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연일 양국 협력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서방과 우크라이나의 연대 또한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유럽연합(EU) 외교·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에 향후 12개월에 걸쳐 155mm 포탄 100만 개를 추가 지원하기로 20일 합의했다.
21일 일본 외무성은 “기시다 총리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조국을 지키기 위한 우크라이나 국민의 용기와 인내에 경의를 표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와 지원 의사 또한 직접 전달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23일 귀국한다.
기시다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가기 전 미국 일본 인도 호주 4개국 연합체 ‘쿼드(Quad)’ 소속국인 인도를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만났다. 당초 21일 일본으로 귀국할 예정이었지만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동유럽 폴란드로 향했다. NHK 등 일본 언론은 기시다 총리가 폴란드 남동부 프셰미실에서 우크라이나행 기차에 오르는 장면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일본은 올해 G7 정상회의 의장국이다. 5월 G7 정상회의 또한 기시다 총리의 지역구인 히로시마에서 열린다.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등 G7 정상은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부터 잇따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찾아 서방의 지지를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또한 침공 1년을 맞은 지난달 키이우에 나타나 “미국이 함께한다”고 외쳤다.
이런 상황에서 기시다 총리만 우크라이나에 가지 못하자 “일본만 빠질 수 없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일본에서는 국회 회기 중 총리가 외국을 가려면 국회 승인이 필요한 데다 자위대가 해외에서 총리 경호를 담당할 수 없어 그간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후 보고로 갈음해도 된다’는 초당적 여론이 형성됐고 방문이 이뤄졌다.
우크라이나는 EU의 포탄 100만 개 지원을 ‘전쟁 판세를 바꿀 만한 결정’이라며 반겼다. 러시아의 침공 후 지금껏 EU가 지원한 누적 탄약 규모(약 35만 개)의 3배에 달한다. 드미트로 쿨레바 외교장관은 트위터에 “신속한 탄약 전달과 지속적인 공동 구매는 정확히 지금 시점에 필요한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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