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입막음’ 등의 혐의로 기소 위기에 놓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경찰에 체포되는 모습을 담은 ‘가짜 뉴스’가 확산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욕 경찰에 체포되는 사진이 트위터 등을 통해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찰을 피해 도망치는 모습, 결국 체포돼 강하게 저항하는 모습 등 다양하다.
이미지는 순식간에 온라인에서 “속보. 오늘 아침 트럼프가 맨해튼에서 체포됐습니다”라는 그럴듯한 글과 함께 전세계에 퍼졌다.
하지만 이 사진들은 인공지능 AI가 생성한 가짜 이미지다. 기획한 사람은 영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온라인 매체 벨링캣을 운영하는 엘리엇 하긴스다.
히긴스는 GAN (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 알고리즘으로 이미지를 생성해 주는 미드저니(Midjourney)를 활용했다. 원하는 장면을 텍스트로 입력하면 실제와 같은 사진이 만들어지는 기술이다.
하긴스는 ‘트럼프 넘어지면서 체포됨’, ‘황금비율’, ‘뉴스영상’ 등의 텍스트를 입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종의 패러디였다”며 “조작된 AI 이미지가 얼마나 실제 같은지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또 “어떤 이미지는 트럼프 다리가 3개다. 나는 사람들이 이 오류를 깨달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일부 사람들은 그것을 진짜라고 믿었다”며 “이는 우리 교육 시스템에서 비판적 사고 능력이 부족함을 나타낸다”고 꼬집었다.
현재 AI는 거의 사실에 가깝게 묘사하지만 손가락 처럼 복잡한 부분을 구현할 때는 오류를 나타내기도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직전 한 포르노 배우와 과거 성관계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회삿돈으로 합의금을 지급한 뒤 장부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 의혹 외에도 백악관 기밀문서 반출, 2020년 의회 폭동 선동 혐의 등으로도 수사받고 있다.
관련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한 뉴욕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뉴욕 검찰을 정치 검사로 규정하고 자신이 조만간 체포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지지층을 자극하고 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