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반도체 시설을 지어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을 받는 기업에 향후 10년간 중국 투자를 제한하는 ‘가드레일’ 조건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했지만 다른 조건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상태다. 미국 상무부는 21일(현지 시간) “한국과의 경제 관계에 큰 중요성을 두고 있다”며 “(반도체 기업의) 기밀 유출 우려는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상무부는 이날 동아일보를 포함해 한국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주요 반도체 생산 국가 매체를 대상으로 반도체법 보조금 지급 조건과 관련된 별도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는 상무부가 국무부 산하 외신기자센터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법,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을 두고 논란이 커지자 이례적으로 직접 설명에 나선 것이다.
상무부 관계자는 반도체 기업의 기밀 유출 우려에 대해 “국립반도체기술센터(NSTC)는 반도체 산업 구성원들이 인력 개발, 상업성 사전 연구 같은 공통 관심사를 진전시킬 수 있는 민관 합동기구를 제공하려는 것이지 지식재산권이나 기업 기밀을 공유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보조금 지급 조건으로 내건 ‘NSTC 주도 연구개발(R&D) 참여’가 기술 유출 우려를 낳자 이를 반박한 것이다.
수익이 전망치를 초과할 경우 미국 정부와 초과이익을 공유해야 한다는 조건에 대해선 “지원되는 보조금 규모가 적절한지 확인할 수 있는 적절한 메커니즘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이 한국, 대만 등에 반도체 보조금 경쟁 자제를 요청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선 “우리 목표인 탄력적인 글로벌 공급망을 만드는 데는 동맹국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했다.
‘IRA와 반도체법으로 한국 내에서 미국에 배신당했다는 평가도 있다’는 질문엔 “동의하지 않는다”며 “한국 반도체 기업은 전 세계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중요한 기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곧바로) 한국과 일본, 대만을 방문할 것”이라며 “우리가 (상대국의 우려를)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22일 “미국은 자신의 패권을 지키기 위해 국가안보 개념을 끊임없이 확장하고, 심지어 동맹국의 이익을 희생시키는 일도 불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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