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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 Force One is going to be the top of the line.” (에어포스원은 최고급이 될 것이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전용기를 타고 일본을 방문했습니다. 한국 대통령 전용기는 ‘공군 1호기’로 불립니다. 전용기 하면 미국 대통령이 타는 ‘Air Force One’(에어포스원)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flying White House”(움직이는 백악관)로 불리는 에어포스원이 최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한 에어포스원 디자인을 취소했습니다.
재임 초 트럼프 대통령은 2027년 도입될 새 에어포스원을 빨간색, 흰색, 남색을 혼합한 디자인으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성조기를 연상시키는 에어포스원을 만들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현재 에어포스원은 ‘robin’s egg blue’(개똥지빠귀알 파란색)라고 불리는 하늘색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조기 스타일의 에어포스원이 완성되면 “최고의 상품”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마케팅 용어인 ‘top of the line’은 다양한 제품군 중에 최고급품이라는 뜻입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취소 이유를 페인트의 화학작용 때문에 비행에 위험하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은 트럼프 대통령의 ‘애국심 몰이’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애써 성조기를 두르지 않아도 에어포스원은 충분히 대통령의 권위를 상징한다는 것이 미국인들의 생각입니다. 이번 결정으로 앞으로 에어포스원은 현재의 모습을 유지하게 됐습니다. 에어포스원에 얽힌 역사적인 사건들을 알아봤습니다.
I’m coming.” (가겠다)
에어포스원에서 펼쳐진 최고의 드라마는 2001년 9·11 테러 때였습니다. 플로리다주 초등학교에서 테러 소식을 접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급히 에어포스원에 올랐습니다. 워싱턴으로 가려고 했지만, 펜타곤이 폭격을 당했다는 소식에 목적지룰 정하지 않고 서쪽으로 기수를 돌렸습니다. 텍사스 휴스턴 상공에서 위험한 상황을 맞았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폭격기 2대가 꼬리 쪽에 접근했습니다. 에어포스원 탑승자들은 “이제 죽었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폭격기가 “여기는 카우리 4호, 5호다”라는 무선을 보내왔습니다. 텍사스 군부대에서 에어포스원 경호를 위해 급파된 F16 전투기였습니다.
루이지애나 공군기지에서 급유를 마친 에어포스원은 계속 서쪽으로 향했습니다. 네브래스카 오마하에 있는 공군 전략사령부(STRATCOM)에서 부시 대통령은 비로소 화상 연결을 통해 국가안보회의를 열 수 있었습니다. 워싱턴 당국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이 가장 많이 했던 말은 “가겠다”였습니다. 대국민 연설을 하려면 백악관에 한시바삐 돌아가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부시 대통령은 “I’m going”이 아니라 “I’m coming”이라고 했습니다. ‘간다’라는 의미로 ‘come’과 ‘go’를 모두 쓸 수 있습니다. 대화 상대를 향해 ‘간다’라고 할 때는 ‘come’을 씁니다. 초인종이 울리면 문을 열기 위해 가면서 “I’m going”이라고 하지 않고 “I’m coming”이라고 소리칩니다. 반면 ‘go’는 단순히 장소 이동일 때 씁니다. 부시 대통령은 워싱턴 당국자들과 대화하면서 그곳을 향해 가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come’을 썼습니다. 7시간 넘게 서부 상공을 비행한 에어포스원은 오후 4시 30분 워싱턴으로 향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8시 30분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국민 연설을 할 수 있었습니다.
Call sign changed from Air Force One to SAM 27000.” (콜사인이 ‘에어포스원’에서 ‘샘 27000’으로 바뀌었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도 에어포스원과 인연이 깊습니다. 1972년 역사적인 중국 방문 때 에어포스원을 탔고, 2년 뒤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물러난 그를 집으로 데려다준 것도 에어포스원입니다. 닉슨 대통령이 에어포스원을 타고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 집으로 향하자 곧바로 제럴드 포드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렸습니다.
에어포스원이 미주리주 상공을 지날 때쯤이었습니다. 조종사가 “지금부터 콜사인을 ‘에어포스원’에서 ‘샘 27000’으로 바꾼다”라는 교신을 관제탑에 보냈습니다. 포드 대통령이 취임 선서를 마친 순간이었습니다. 에어포스원 비행 도중에 대통령이 바뀐 유일한 사례입니다. 에어포스원은 원래 조종사가 관제탑과 교신할 때 사용하는 ‘call sign’(호출신호)입니다. 대통령이 탑승하지 않았을 때는 “에어포스원”이 아닌 비행기 꼬리에 찍힌 “SAM”(샘)이라는 콜사인을 사용합니다.
Those things happen.” (그럴 수도 있지 뭐)
에어포스원에 오르는 계단은 “마의 계단”으로 통합니다. 폭이 좁고 경사가 가팔라서 넘어지기 쉽습니다. 지난해 바이든 대통령은 계단을 오르다가 발이 꼬이면서 넘어졌습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도 계단에서 넘어질 뻔하다가 가까스로 난간 손잡이를 움켜쥐고 균형을 잡은 적이 있습니다.
아예 계단에서 구르는 대참사를 겪은 대통령도 있습니다. 포드 대통령입니다. 포드 대통령은 원래 잘 넘어져서 “clumsy Ford”(어설픈 포드), “bumbling Ford”(갈팡질팡 포드) 등의 별명으로 불렸습니다. 1975년 오스트리아 방문길에 에어포스원 계단 위쪽에서 아래쪽까지 굴렀습니다. 마침 비가 내려 계단이 미끄러웠습니다. 경호원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선 포드 대통령은 옷을 추스른 뒤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환영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나중에 포드 대통령은 넘어진 사건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럴 수도 있지 뭐”라고 웃어넘겼습니다. “those things happen”은 창피한 순간을 수습할 때 쓰는 표현입니다. “살다 보면 그런 일도 일어난다”라는 뜻입니다.
명언의 품격
에어포스원에서는 대통령 취임식도 열렸습니다. 1963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텍사스 댈러스에서 암살되자 당시 부통령이던 린든 존슨 대통령 취임식이 댈러스 공항에 대기 중이던 에어포스원에서 열렸습니다. 남편의 시신을 입관하느라 늦게 도착한 재클린 케네디 여사가 존슨 대통령의 왼쪽에 섰습니다. 오른쪽에는 존슨 대통령의 부인 ‘레이디 버드’ 여사가 섰습니다. 취임 선서는 존슨 대통령의 친구인 새라 휴즈 텍사스 지방법원 판사가 주재했습니다. 여성 법관이 대통령 취임 선서를 주재한 유일한 사례입니다. 선서할 때 손을 얹는 성경이 없어 에어포스원 침실에 비치돼 있던 미사집으로 대체했습니다.
취임식은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습니다. 존슨 대통령은 취임식이 끝난 뒤 재클린 여사를 바라봤습니다. 어떤 위로의 말도 건넬 수 없었습니다. 그때 부인 레이디 버드 여사가 재클린 여사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전후임 대통령 가족 간에 오간 유일한 대화입니다.
The whole nation mourns your husband.” (모든 미국이 당신 남편을 애도한다)
‘mourn’(모언)은 ‘애도’ ‘비통’이라는 뜻입니다. ‘애도 기간’을 ‘mourning period’라고 합니다. ‘mourn’은 격식을 차린 단어이고, 일반적으로 애도를 표할 때는 “I’m sorry for your loss”(당신의 상실감을 위로한다), “he will be missed by everyone”(모두가 그를 그리워할 것이다)이라고 합니다. 같은 시간 CBS 뉴스 앵커 월터 크롱카이트는 케네디 대통령 타계를 알리는 방송을 했습니다. “President Kennedy died at 1 p.m. Central Standard Time, 2 o‘clock Eastern Standard Time, some 38 minutes ago.”(케네디 대통령이 38분 전쯤인 중부표준시간 1시, 동부표준시간 2시 세상을 떠났다)
실전 보케 360
실생활에서 많이 쓰는 쉬운 단어를 활용해 영어를 익히는 코너입니다. 최근 로스앤젤레스에서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동적인 수상 장면이 많이 연출됐습니다. 여우주연상을 받은 미셸 여(중국 이름 양쯔충)도 그중 한 명입니다, “한물간 액션 여배우”라는 조롱을 이겨내고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오스카 트로피를 안은 그녀는 이렇게 수상 소감을 전했습니다.
Ladies, don’t let anybody tell you you are ever past your prime.” (여성들이여, 당신의 전성기가 지났다는 말을 절대 믿지 말라)
‘prime’은 ‘최고 수준’이라는 뜻입니다. ‘prime cut’(프라임컷)은 ‘최상등급의 육류’를 말합니다. 여기서는 인생에서 ‘전성기’ ‘황금기’라는 뜻입니다. ‘past’는 ‘지나다’라는 의미의 전치사입니다. 미국인들의 대화에서 “nothing gets past you”라고 말하는 것을 종종 들을 수 있습니다. “아무 것도 너를 지나가지 못한다”라는 의미로 자기 의견을 밝히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런 저런 리와인드
동아일보 지면을 통해 장기 연재된 ‘정미경 기자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칼럼 중에서 핵심 아이템을 선정해 그 내용 그대로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오늘은 2019년 6월 10일에 소개된 케네디 대통령 연설에 관한 내용입니다. 오늘날까지 케네디 대통령이 미국인들의 존경을 받는 것은 그가 남긴 수많은 명연설 때문입니다. 그의 연설 중에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연설들도 많습니다. 1963년 암살됐을 때 텍사스에서 하려고 했던 연설도 최근 발굴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요즘 미국에서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연설이 화제입니다. 이른바 ‘텍사스 연설’입니다. 케네디 대통령은 1963년 텍사스 민주당위원회 행사에서 연설하러 가던 중에 암살됐습니다. 이 연설문은 거의 묻혀 있다가 최근 다시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왜 지금 케네디 연설이 화제일까요. 도널드 트럼프 시대의 혼란한 정치에 지쳤기 때문이 아닐까요.
Neither the fanatics nor the faint-hearted are needed.” (광신자도 겁쟁이도 필요 없다)
케네디 대통령은 미국의 혼란상을 “the fanatics”(광신자)와 “the fainted-hearted”(겁쟁이)라는 두 개의 ‘f’로 시작하는 단어로 정리했습니다. 당시 미국은 대외적으로 냉전과 베트남전 개입, 국내적으로 민권운동으로 시끄러웠습니다. 위기 때는 앞에서 떠드는 광신자들이 있고, 뒤쪽에는 현실에 순종하는 겁쟁이들이 있습니다. 케네디 대통령은 “두 부류의 사람들이 모두 필요없다”라고 말합니다. 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내는 데 도움이 안 된다고 합니다.
So let us not be petty when our cause is so great.” (하찮은 일에 연연하지 말자. 미국의 임무는 막중하다)
케네디 대통령은 “미국의 임무는 막중하다”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하찮은 일에 매몰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don’t be so petty”는 “속 좁게 굴지 마”라는 뜻입니다.
Let us not quarrel amongst ourselves when our Nation’s future is at stake.” (미국의 미래가 걸려 있는데 우리끼리 다투지 말자)
그렇다면 ‘하찮은 일’이란 뭘까요. 바로 우리끼리 싸우는 것입니다. 미국의 미래가 걸려 있는데 내부적 분열로 허송세월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케네디 대통령 연설에는 유난히 “let us”(합시다)가 많이 등장합니다. 웬만한 대통령이 하면 이런 설교가 설득력이 없지만, 케네디 대통령이 하니까 명연설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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