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핵위협 푸틴의 꿍꿍이 속은?…“벨라루스에 배치 결정”

  • 뉴스1
  • 입력 2023년 3월 27일 14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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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벨라루스에 ‘전술핵’을 배치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그 의미와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표면적으로는 서방이 더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와 러시아와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에 대한 주의를 돌리려는 저의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현지시간)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전날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최대 동맹국 벨라루스에 전술핵을 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오는 7월1일까지 전술핵무기 저장고를 완공한다는 계획으로 핵무기 운반체계인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항공기를 벨라루스에 이미 주둔시켰다고 말했다.

이에 우크라이나와 리투아니아를 비롯해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는 동유럽의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는 ‘무책임하고 위험한 발언’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줄곧 서방이 핵 위협을 하고 있으며 자국 영토 보호를 위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NYT는 푸틴 대통령의 이런 발표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원을 중단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전했다. 유사시 우크라이나에 전술핵을 사용할 수 있다는 공포를 퍼뜨려 러시아가 불리해지는 상황을 방지하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핵배치 발표에 앞서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열화우라늄탄을 보내겠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서방이 핵을 포함한 무기를 이용한다면 러시아는 그에 상응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열화우라늄탄은 우라늄을 농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열화우라늄을 탄두로 해서 만든 전차 포탄이다. 핵무기는 아니지만 소량의 우라늄을 함유하고 있어서 치명적인 방사성 피폭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특히 ‘전략핵’이 아닌 ‘전술핵’을 배치한다고 엄포를 놓으면서 전장에 실제로 사용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보내는 것이다.

전술핵은 전략핵보다 상대적으로 파괴력이 작은 핵무기를 일컫는다. 전술핵은 제한된 지역의 군사적 목표를 공격하는 10kt(킬로톤) 이하 위력의 핵무기다.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폭의 위력이 15kt 정도였다. 단거리 미사일, 야포, 지뢰 등에 장착 가능하며 심지어 핵배낭으로도 병사가 운반할 수도 있다.

전략핵은 도시나 산업시설 등 전쟁수행 능력 자체를 파괴하는 핵무기로 수백kt~Mt(메가톤) 위력의 핵무기다. 크고 무거워 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같은 탄도미사일 또는 전략폭격기로 운반한다.

특히 전술핵은 국지적인 전투에서의 승리를 달성하기 위해 사용되는 무기로 전쟁국면의 흐름을 바꾸기 위한 무기로서 의미가 있다. 미국이 냉전 종식 후 전술핵탄두 230개를 모두 포기한 반면 러시아는 옛 소련이 보유했던 2000여개를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반면 푸틴 대통령이 ‘핵’이라는 카드를 꺼냄으로써 현재 자신에게 불리해지는 상황에 대한 주의를 돌리려는 의도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CNN은 “푸틴은 지금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며 “러시아군은 공중에서 우크라이나를 폭격하고 있지만 지상전은 진척이 없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만남은 새로운 무역 협정 외에 큰 성과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히려 러시아는 중국의 하위 파트너로 전락했다”며 “심지어 국제형사재판소(ICC)는 푸틴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실제로 핵 위협이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이를 두고 푸틴 대통령의 “정보 작전”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서방의 핵 확전 공포를 이용하려고 한다”며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 의지를 꺾기 위해 실제로 사용할 의도 없이 위협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핵전력 전문가인 파벨 포드비그 유엔군축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러시아 핵 저장소가 매우 복잡해 벨라루스에 실제로 7월까지 핵탄두가 배치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아드리안 왓슨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호의(NSC) 대변인은 “미국은 푸틴 대통령의 발언을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러시아가 실제로 핵무기를 사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어떠한 징후도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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