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중재자가 되겠다는 뜻을 거듭 피력하고 있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시 주석을 우크라이나에 초청하겠다. 그와 대화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8일 북동부 수미에서 수도 키이우로 향하는 열차에서 진행된 AP통신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침공 전 시 주석과 접촉한 적이 있지만 이후 1년이 넘도록 만나지 못했다”며 우크라이나 땅에서 시 주석을 볼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러시아의 침공 1년 이틀 뒤인 지난달 24일 중국의 중재로 양측이 평화 협정을 맺는 방안을 공개했다. 이달 20∼22일에는 러시아 모스크바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회담했다. 두 사람은 ‘국제법 존중’ 등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하는 데 그쳤고 우크라이나가 요구하는 ‘러시아군 완전 철군’은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시 주석이 이 초청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제공할 수 있는 소식이 없다”고 답했다. 앞서 23일 젤렌스키 대통령의 고문 미하일로 포돌랴크 또한 “중국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지만 중국 측 입장이 정해지지 않아 확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중국으로부터 기대했던 무기 지원을 약속받지 못했다며 “그(푸틴)는 동맹이 없다. 국제적으로 고립됐다”고 꼬집었다. 최근 푸틴 대통령이 연일 벨라루스에 전략 핵무기를 배치하겠다고 주장하는 것 또한 중국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는 점을 가리려는 발표라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이 실제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 또한 낮다고 봤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가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겠지만 그럴 준비가 됐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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