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소형 은행 실리콘밸리은행(SVB)이 10일 파산한 후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 독일 도이체방크 등 각국 대형 금융사 또한 위기에 처한 가운데 미 최대 증권사 찰스슈워브를 둘러싼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또한 이날 취재진을 만나 “(은행 위기에 관해)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했지만 아직 사태가 끝났다고 보진 않는다”고 했다.
자산 7조 달러와 고객 1270만 명을 보유한 찰스슈워브는 SVB와 마찬가지로 2020∼2021년 저금리 시기에 미 장기 국채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해 3월부터 강도 높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보유 채권 가치가 하락해 큰 손실을 입었다. 지난해 말 기준 채권 포트폴리오의 미실현 손실만 290억 달러(약 37조 원)에 이른다.
논란이 확산되자 월터 베팅어 최고경영자(CEO)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SVB와 다르다”고 주장했다. SVB에는 예금 보호 한도 25만 달러를 넘어선 예금 비중이 90%가 넘었던 반면에 찰스슈워브에는 이런 예금이 20% 미만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주가 하락과 고객 자금 이탈은 계속되고 있다. 찰스슈워브 주가는 이달 8일 이후 약 25% 떨어졌다.
미 연준은 지난달 중순에야 SVB 위기 상황을 파악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마이클 바 연준 부의장은 28일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2월 중순 연준 직원들이 ‘금리 상승에 따른 SVB 위험이 높아져 주시하고 있다’고 보고했을 때 문제를 인지했다”고 공개했다.
집권 민주당과 야당 공화당 의원들은 연준의 인지가 늦었고 적극적인 대처 또한 미흡했다고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팀 스콧 의원(공화)은 “당국이 수레 위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존 테스터 의원(민주)은 “문제를 알면서 아무도 대응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가세했다. 스티브 데인스 의원(공화)은 아예 “은행 임원들은 일자리를 잃었다. 당국 중 일부도 마찬가지여야 한다”고 질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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