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면을 대가로 차출돼 러시아 측에서 싸우던 죄수가 사회에 복귀하자마자 다시 살인을 저지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30일(현지시간) 러시아의 현지 독립매체 메두자 등에 따르면 러시아의 민간군사 기업(PMC) 바그너 그룹의 죄수 용병이었던 이반 로소마킨(28)은 지난 6개월 동안 우크라이나전에 참전해 최근 사면을 받고 지난 21일 휴가를 얻어 고향인 키로브스카야주(州) 뱌츠코폴리안스키구의 노비부레츠 마을로 돌아갔다. 해당 지역은 모스크바로부터 동쪽으로 약 1000km 떨어진 곳이다.
매체는 로소마킨이 돌아왔다는 소식에 고향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었다고 보도했다. 로소마킨은 2019년 술에 취해 한 여성을 구타한 후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14년형을 선고받았다.
바그너 그룹은 죄수들을 대상으로 “우크라이나에서 6개월 동안 생존하면 사면해주겠다”며 모병활동을 진행했다. 로소마킨은 바그너 그룹의 제안을 받아들여 우크라이나전에 참전하고 사면돼 고향으로 돌아간 것이다.
그는 귀향하자마자 술을 마시며 도끼, 쇠스랑 등을 들고 다니며 자동차 유리창을 깨 약탈을 일삼았다. 마을 사람들에게는 “모두 죽여버리겠다”고 위협했다. 결국 지난 29일 한 주택에서 심하게 구타당한 후 칼에 찔려 사망한 여성 노인 시신이 발견됐고 로소마킨은 경찰에게 자신이 범인이라고 인정했다.
현지 회사 임원인 루슬란 루파소프눈 “2019년에도 그가 유죄 판결을 받을 때까지 다들 겁에 질려 있었다”며 “이번에도 로소마킨이 마을을 돌아다니며 협박해 직원들이 무섭다며 출근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바그너 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로소마킨이 바그너 용병으로 참전한 것은 맞다”며 “사면된 죄수가 그런 범죄를 저지른 것은 매우 나쁜 일로 사법 당국과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발표했다.
프리고진은 다만 “사면된 죄수 용병 수천 명 중 범죄를 또 저지른 사람은 20여 명에 불과하다”며 “죄수 용병들이 싸운 덕분에 당신들의 자녀, 아버지, 남편 등이 죽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바그너 그룹은 지난해 죄수 용병 약 4만 명을 모집해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했다. 이들은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장비도 열악해 대부분 죽거나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살아남은 약 5000명은 최근 사면을 받아 풀려났다. 영국 국방부는 이와 관련해 “충격적인 전투 경험이 많은 폭력적 범죄자의 사회 유입이 러시아 사회에 위험을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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