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일가, 담당 판·검사에 비난 공세…신변 위협 수준 ‘심각’

  • 뉴시스
  • 입력 2023년 4월 7일 14시 05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을 형사기소한 검사와 재판을 주재하는 판사가 지지자들로부터 신변의 위협을 받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은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가 기소인부절차를 위해 법원에 출석한 직후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후안 머천 판사와 그의 가족이 여러 차례 위협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한 소식통은 머천 판사와 그의 집무실에 수십 건의 위협이 있었다고 전했다.

머천 판사는 1차 법정 심리에서 ‘성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인부절차를 진행했고, 해당 사건의 1심 재판을 담당한다.

앞서 머천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족 기업인 ‘트럼프그룹’의 세금 사기 사건에 유죄 판결을 내려 160만 달러(약 20억원)의 벌금을 물렸다. 또 ‘트럼프의 회계사’인 최측근 앨런 와이슬버그에게도 징역형을 선고했다.

매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머천 판사의 성인 딸을 포함한 그의 가족을 비난해왔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4일 법원 출석 직전 본인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 머천 판사를 겨냥해 “매우 당파적인 판사”라며 “(머천 판사뿐 아니라 그의 가족들도) 매우 당파적이고, 트럼프를 증오하는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그의 딸은 카멀라 해리스(미국 부통령)를 위해 일했고 지금은 바이든-해리스 캠프로부터 돈을 받고 있다”고 머천 판사의 딸을 저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 트럼프도 머천 판사의 딸이 지난 대선 바이든 캠프에서 디지털 디렉터로 일했다는 보수 매체의 기사를 리트윗하며 이 같은 비난 공세에 합류했다.

NBC는 머천 판사의 딸이 지난 대선 때 해리스 부통령의 디지털 모금·광고 업체 ‘어센틱 캠페인’의 대표로 이름을 올렸으며, 연방 선거운동 재정 보고서를 인용해 이 업체가 민주당의 다양한 단체들과 협력했다고 전했다.

다만 머천 판사의 딸이 대선 이후 바이든을 위해 일했다는 증거는 없으며, 현재 바이든의 정치 작업에 협력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맨해튼 법원은 예방 차원에서 판사와 법원에 대한 보안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한 앨빈 브래그 맨해튼지검장도 협박을 받고 있다. 협박은 전화와 이메일, 편지의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지난 24일엔 맨해튼 지검 우편실에는 정체불명의 백색 가루와 “앨빈, 난 당신을 죽일 거야”라는 내용이 담긴 봉투가 배송됐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새벽 트루스 소셜을 통해 브래그 검사장을 “인간쓰레기”, “짐승” 등이라고 비난하면서 “이런 거짓에 근거한 기소가 초래할 수 있는 죽음과 파괴가 우리나라에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맨해튼지검은 검사 사무실에 배치된 뉴욕 경찰이 직원들에 대한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10월 대선 당시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성추문 입막음을 위해 13만 달러를 건네고 회사 회계 장부를 허위 기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지난 4일 맨해튼 형사법원에 출석해 34건의 중범죄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다음 공판 기일은 12월 4일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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