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왕실이 노예무역회사 주주”…찰스 3세, ‘흑역사’ 연구 협조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7일 16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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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왕실의 노예무역 역사를 밝히는 연구에 협조하기로 했다. 왕실이 노예무역 역사 연구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밝혔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 왕실은 6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17~18세기 선대 국왕들과 노예무역 간 역사적 연관성을 연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왕실이 소유하고 있는 자료를 모두 개방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찰스 3세 즉위 직후 맨체스터대와 영국 왕궁 관리 재단은 관련 연구에 착수했다.

왕실 대변인은 “국왕이 조상들의 노예무역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라며 “철저한 조사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성명은 최근 가디언이 영국의 왕이었던 윌리엄 3세가 1689년 노예무역업자인 에드워드 콜스턴으로부터 노예무역 기업 ‘왕립 아프리카 회사’의 주식을 양도받은 사실을 보여주는 문서를 최초로 보도한 뒤 이뤄졌다.

앞서 찰스 3세는 즉위 전인 지난해 6월 르완다에서 열린 영연방 정상회의 개회사에서 “노예제도를 포함해 과거 잘못을 인정해야 미래의 힘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디언은 당시 국왕이 일반적인 슬픔만 표현했을 뿐 정식으로 사과하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고 전했다.

노예제 및 노예무역의 희생자가 많은 카리브해 지역 공동체(카리콤) 배상위원회의 에릭 필립스 부의장은 “국왕의 연구 지원을 환영한다”면서도 “왕실의 개입을 지금 당장 인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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