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도시 곳곳에 ‘히잡 미착용’ 단속 카메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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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당국 “미착용 여성에 관용 없어”

1일(현지 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의 한 쇼핑가를 걷고 있는 이란 여성들. 대부분 검은색 차도르로 온몸을 가리고 머리에 히잡을 썼다. 테헤란=AP뉴시스
1일(현지 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의 한 쇼핑가를 걷고 있는 이란 여성들. 대부분 검은색 차도르로 온몸을 가리고 머리에 히잡을 썼다. 테헤란=AP뉴시스
지난해 9월 ‘히잡 의문사’로 촉발됐던 대규모 반정부 시위 후 잠시 히잡 단속을 느슨하게 하는 듯했던 이란 당국이 히잡을 착용하지 않는 여성을 적발하기 위한 감시 카메라를 설치했다.

이란 메르통신은 8일 경찰이 히잡 미착용 여성을 적발하기 위한 ‘스마트 카메라’를 주요 도시 곳곳에 설치하고, 적발된 여성에게는 벌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경찰은 성명을 통해 “히잡을 쓰지 않는 것은 국가 이미지를 더럽히고 사회 불안을 조장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쇼핑몰, 상점, 식당 점주 또한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여성 손님에게 사회 규범을 준수하도록 안내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감시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시민들에게 다른 시민을 감시하고 적발하라고 지시한 셈이다.

당국은 올 들어 줄곧 히잡 강제 착용을 양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경찰은 지난달 10대 소녀들이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벗은 채 춤을 췄다는 이유로 부모 동의 없이 미성년자를 48시간 동안 감금했다. 이들에게 히잡을 씌우고 강제로 ‘사과 영상’까지 촬영하게 해 인권 탄압 비판을 받았다.

내무부는 같은 달 30일 성명에서 “히잡은 이란이슬람공화국의 국가 기반”이라며 “양보하거나 관용을 베풀 여지가 없는 원칙”이라고 주장했다. 사법부 수장 호세인 모세니에제이 또한 “히잡 반대는 이슬람공화국과 그 가치에 대해 적대감을 보여주는 것이므로 미착용 여성에 대해서는 자비 없이 처벌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반정부 시위에 주도적으로 참가한 여성들에 대한 보복 성격으로 추정되는 여학생 대상 독극물 테러 또한 끊이지 않고 있다. 파르스통신은 8일 북서부 아라다빌의 여학교 학생 수십 명이 학교에서 나는 악취를 맡은 뒤 인후통과 복통 등을 호소했다고 보도했다.

#이란#히잡 미착용#히잡 단속#히잡 강제 착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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