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 세계 사용 전력 가운데 풍력과 태양에너지 비율이 12%로 사상 최고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CNN방송은 “화석연료 시대 종말의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환경연구소 엠버는 세계 전력 수요 93%를 차지하는 78개국의 2022년 연간 전력 사용 자료를 분석한 연례 보고서를 12일 발표했다. 마우고자타 비아트로스모티카 선임 분석가는 지난해 전력 생산당 탄소 배출량이 사상 최저였다며 “역대 가장 깨끗한 전기”라고 밝혔다.
특히 태양열 및 태양광 발전량은 1년 새 24% 증가해 18년 연속 가장 빠르게 성장한 전력원이었다. 이는 전 세계 태양광 발전량 증가의 37%를 차지하는 중국에 힘입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풍력 발전량도 전년 대비 17% 늘었다. 풍력과 태양에너지를 포함해 원자력, 수력 등 청정에너지가 만든 전력은 전 세계 전력 수요의 39%였다.
전력 수요가 늘어 탄소 배출량이 증가했지만 발전량 대비 탄소 배출량을 뜻하는 탄소집약도는 낮아졌다. 보고서는 올해 화석연료 발전량이 약 0.3% 줄어들 것이라면서 “탄소 배출량이 지난해 정점을 찍었다”고 분석했다. 또 올해는 청정에너지 전력 공급 성장 속도가 전체 수요 증가 속도를 넘어서는 첫해가 될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다만 원자력 발전 감소세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원전은 지난해 세계 전력 수요 9.2%를 차지했다. 아직까지 상당한 비중이긴 하지만 2000년 17%와 비교하면 여러 에너지원 중 가장 크게 줄었다. 엠버는 “기후위기 심각성과 시급성을 감안하면 원자력 에너지는 탄소 감축을 위해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보고서는 한국의 전력 부문 탄소 배출량이 세계 6위라고 지적했다. 유니 리 분석가는 “한국은 청정에너지 개발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쟁국들에 여전히 뒤져 있다”며 한국 태양광 및 풍력 발전 비중 5.4%는 일본의 절반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한국 원전 발전량은 전년 대비 18TWh(테라와트시) 급증해 조사국 중 가장 많이 증가했다. 윤석열 정부가 원전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정책을 내세우며 원전 가동률을 높인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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