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주방위군 정보병’ 테세이라
통신 담당… 기밀시스템 접근 가능
FBI, 장갑차-무장요원 동원 체포
美법무 “간첩법 기소” 유출경위 수사
미국 기밀문건 유출 사건의 용의자인 미 매사추세츠주 방위군 소속 정보병 잭 테세이라(21·사진)가 13일(현지 시간) 전격 체포됐다. 6일 뉴욕타임스(NYT) 등의 보도로 문건 유출 사실이 알려진 지 꼭 1주일 만이다. 그의 체포로 문건의 유출 경위와 목적, 진위, 공범 유무 등에 대한 수사 또한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이 전 세계에서 수집한 최신 기밀이 고작 20대 병사에 의해 유출된 것으로 드러나자 최강대국의 허술한 보안 체계에 대한 비판 또한 고조되고 있다.
메릭 갈런드 미 법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기밀정보를 무단으로 반출하고 전송한 용의자 테세이라를 체포했다”며 그를 ‘간첩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할 뜻을 밝혔다. CNN 등은 테세이라가 14일 매사추세츠주 연방지방법원에 출석해 기소 인부 심리 절차를 밟을 것으로 내다봤다. 간첩법에 따르면 유출된 문건당 최대 10년 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NYT 보도에 따르면 350여 건의 문건을 유출한 그가 산술적으로 수백 년이 넘는 엄청난 형량을 선고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테세이라는 매사추세츠주 방위군 ‘102 정보비행단’에 근무하는 일병이다. 낮은 계급에 어린 나이지만 군사통신 네트워크 관리 업무 등을 담당하며 미 기밀 정보가 모이는 ‘세계정보소통시스템(JWICS)’에 접속할 수 있어 문건을 빼돌리는 일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채팅 플랫폼 ‘디스코드’ 내 10대 군사 유튜버들이 많은 ‘서그 셰이커 센트럴’이란 채팅방에서 일종의 ‘방장’으로 활동하며 지난해 초부터 문건을 유출했다.
그의 체포는 군사 작전을 방불케 했다. FBI는 장갑차, 군용기, 소총, 방탄 조끼 등으로 중무장한 요원 6명을 주내 노스다이턴에 있는 테세이라 어머니의 자택으로 보내 그를 체포했다. CNN 등 미 언론 또한 체포 과정을 실시간으로 생중계했다.
그가 속한 주방위군은 평시엔 각 주지사의 지휘를 받아 지역 내 재난·재해 대처, 치안 유지 등을 담당한다. 전시에는 연방정부의 통솔을 받아 미 정규군의 일부 기능을 맡는다. 한국 등 동맹에 대한 도·감청 정황, 북한과 중국의 군사 정보, 우크라이나 전쟁 판세 등이 담긴 문건이 미 정규군도 아닌 예비부대 성격의 말단 병사에 의해 노출됐다는 점에서 사태의 후폭풍 또한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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