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법 위반 포함 2개 혐의 적용
“새로운 유형의 내부 폭로자” 지적
바이든 “근본 원인부터 파악” 지시
미국 정부 기밀문서 350여 건을 유출해 13일 체포된 미 매사추세츠주 방위군 소속 정보병 잭 테세이라 일병(21·사진)이 간첩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됐다.
15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테세이라는 14일 오전 10시경 카키색 죄수복 차림으로 매사추세츠 연방지방법원에 출석해 기소 인부 절차 심리를 받았다. 이날 공개된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은 테세이라에게 국방 정보 미승인 보유 및 전송 관련 간첩법(Espionage Act) 위반과 기밀문건 미승인 반출 및 보유 혐의를 적용했다. 두 혐의는 각각 최장 10년형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이번 기소는 우크라이나 관련 정보 문건 1건 유출에 대해서만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검찰은 다른 문건 진위가 파악되는 대로 간첩법 적용을 늘려 갈 계획이다.
가족이 방청석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열린 이날 심리에서 테세이라는 판사가 묵비권을 비롯한 피고인 권리를 설명하자 “네”라고만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세이라 아버지가 “우리는 너를 사랑한다”고 외치는 등 잠시 소동이 있기도 했다. 테세이라는 19일 구속 적부 심사를 받을 예정이다.
테세이라를 두고 ‘새로운 유형의 내부 폭로자’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적 목적을 갖고 폭로성 유출을 해 미국과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에드워드 스노든(2013년 당시 국가안보국·NSA 계약직원)이나 첼시 매닝(2010년 당시 일병)과 달리 그는 과시를 위해 기밀문건을 유출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15일 “테세이라는 정치적 이념이 아니라 온라인 지인들에게 자신을 증명하려는 열망에 의해 움직였다”며 과거 미국 정책이나 관행을 바꾸기 위해 기밀을 폭로한 사례와는 동기부터 다르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그가 유출한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문서 일부는 우크라이나 약점을, 다른 문건은 러시아 약점을 보여주는 등 특별한 이념색을 띠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이들은 디지털 문화에서 자랐고 ‘비밀 유지는 루저(losers·패배자)나 하는 것’이라고 여기며, 정부가 정보를 과도하게 쌓아 둔다고 믿는다”며 “전문가들이 일컫는 ‘디지털 세대 내부자 위협’의 출현”이라고 보도했다. 존 밀스 플로리다대 교수는 “이 같은 (기밀) 유출은 더 널리 퍼지고 무작위로 이뤄질 수 있어서 명백한 정치적 동기가 있는 유출보다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14일 이번 사건과 관련해 “(테세이라가) 애초에 왜 (기밀) 접근 권한을 가지고 있었는지 근본 원인을 파악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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