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주로 수입했던 이웃나라 폴란드가 15일 한시적 수입 중단을 발표했다. 인접국 헝가리도 이날 같은 조치를 발표했다. 러시아의 침공 초기부터 서방의 무기 제공을 주도하며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원해온 폴란드지만 관세 면제 혜택을 받은 우크라이나 농산품의 대량 유입으로 자국 농산물 시장이 위협받자 보호주의 조치를 취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을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이날 야로슬라프 카진스키 폴란드 집권 ‘법과 정의당(PiS)’ 대표는 “오늘부터 우크라이나산 곡물 설탕 계란 과일 등 주요 농산품 수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6월 30일까지 시행되는 이 조치는 폴란드에서 판매되는 농산품뿐 아니라 폴란드를 경유하는 농산품에도 해당된다.
러시아의 흑해 봉쇄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길이 막히자 유럽연합(EU)은 지난해 6월 EU 식량 안정을 목표로 우크라이나 농산품에 대한 관세를 전면 철폐했다. 이에 우크라이나 곡물 등이 폴란드 헝가리 등으로 대거 유입됐지만 제3국으로 옮길 운송수단이 부족해 그대로 쌓이는 ‘곡물 병목 현상’이 발생했다.
이번 조치는 올 가을 폴란드 총선에서 농촌 표심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폴란드는 지난달 EU 집행위원회에 우크라이나 농산물 관세 복구를 요청했으나 EU는 관세 철폐 기한을 내년 6월까지로 연장했다. 이에 반발해 헨리크 코발치크 폴란드 농업농촌개발부 장관이 5일 사임하는 등 폴란드와 EU 간 갈등이 고조됐다.
폴란드 다른 인접국에서도 비슷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달 초 루마니아와 불가리아 국경 검문소에서는 농민들이 우크라이나 농산품 수입을 막는 시위를 벌였다. EU는 “(폴란드 헝가리의) 일방적 조치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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